SK온, '폐배터리 재활용' 회사 세웠다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4.03.1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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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법인 통해 전담회사 설립

SK온 헝가리 이반차 공장의 모습 /사진=최경민SK온 헝가리 이반차 공장의 모습 /사진=최경민


SK온이 폐배터리 재활용 전처리 사업을 전담하는 해외 법인을 세웠다. 전 세계적으로 폐배터리 재활용의 중요성이 강조되자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온 헝가리 법인(SK On Hungary)은 작년 말 자회사 볼트사이클 온(Voltcycle On)을 설립했다. 폐배터리 재활용 전처리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SK온이 폐배터리 재활용 관련 법인을 설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전기차 확산 추세에 따라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한 순환경제 확립'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폐배터리 재활용은 수명을 다한 배터리에서 니켈, 코발트, 리튬 등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전 세계 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2020년 110억2365만달러(14조5000억원)에서 2025년 173억469만달러(22조8000억원) 규모로 연평균 9.4%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지난달부터 EU(유럽연합)에서 배터리 법이 시행됐다. 배터리 생산 시 재활용 원재료를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이에 유럽은 2031년부터 배터리에 들어가는 재활용 원재료 최소 비중을 니켈 6%, 코발트 16%, 납 85%, 리튬 6% 등으로 맞춰야 한다. 2036년부터는 니켈 15%, 코발트 26%, 납 85%, 리튬 12% 등으로 기준이 올라간다.



SK온이 미국, 중국 등 여러 글로벌 생산기지 중 헝가리를 택한 것도 이러한 유럽 내 친환경 규제 강화 분위기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다만 볼트사이클 온은 당장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서 수익모델을 찾기보다, 친환경 배터리 생산 공정을 내재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배터리 생산 시 발생하는 불량품, 스크랩(고철) 등 폐배터리 처리를 외부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에 맡겼지만, 이제 SK온이 직접 관여하겠다는 것이다.

SK온 관계자는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는 폐배터리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며 "유럽 배터리법 등 환경 규제가 점차 강화되다 보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점에서 대응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볼트사이클 온도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조만간 합작법인 형태로 전환한다. 지난달 신규 투자자 2곳을 대상으로 15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중 한 곳이 EMB로 전해진다. 태양광 EPC(설계·조달·시공), 에너지저장장치 제작 등 신재생 에너지에 주력하는 기업이다. 최근 폐배터리 재활용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오는 29일 유상증자 대금 100억원 납입을 마치면, EMB는 볼트사이클 온 지분 10%를 보유한 주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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