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024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배구 현대건설 대 흥국생명 전이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현대건설 이다현의 블로킹 위로 강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수원=김진경 기자
2023~2024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1위가 시즌 최종전에 가서야 가려지게 됐다. 1위 현대건설과 2위 흥국생명의 승점 차는 단 1점. 한 치도 방심할 수 없는 시즌에 이탈리아 출신 명장 마르첼로 아본단자(54) 흥국생명 감독도 놀랐다.
흥국생명은 12일 수원시 장안구에 위치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방문경기에서 현대건설에 세트 점수 3-0(25-22, 27-25, 25-20)으로 승리했다.
같은 시간 우승을 눈앞에 둔 남자부 우리카드도 천안에서 현대캐피탈에 1-3으로 패하면서 V리그 남녀부 모두 1, 2위가 최종전을 앞두고 승점 1점 차가 되는, 그야말로 역대급 시즌이 탄생했다.
하지만 흥국생명이 16-20을 뒤집고 1세트를 선취, 2세트에도 역전극을 일궈내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결국 공격성공률을 44.19%까지 끌어올리며 팀 내 최다 득점인 21점을 기록, 흥국생명의 대승을 견인했다.
2023-2024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배구 현대건설 대 흥국생명 전이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2세트 승부를 결정한 윌로우와 환호하고 있다. /수원=김진경 기자
이 시각 인기 뉴스
그런 가운데 꾸준하게 팀을 지탱한 것이 김연경의 투혼이었다. 김연경은 팀 내 유일하게 올 시즌 흥국생명이 치른 35경기 137세트를 모두 개근하면서도 공격 종합 리그 2위(44.90%), 서브 6위(0.204개), 득점 5위(764점), 리시브 6위(42.58%), 디그 8위(3.81개) 등으로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이날은 디그 15개와 리시브 8개를 추가하면서 통산 수비 5009개로 역대 15번째로 수비 5000개를 돌파한 선수가 됐다. 이러한 기록에 김연경은 "올 시즌 유독 기록이 많이 나오는 거 같은데 배구를 오래했다는 말 같다. 그래도 좋다"고 멋쩍은 웃음을 내보였다.
2023-2024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배구 현대건설 대 흥국생명 전이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경기 종료 후 수비 5,000개 기준기록상을 수상하고 있다. /수원=김진경 기자
기량뿐 아니라 정신적 지주 역할도 도맡아 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의 기복 있는 경기력으로 어려운 상황에 많이 놓이지만, 그들을 이해하고 감쌌다. 김연경은 "(외국인 선수들이 잘해주면 좋은 건) 모든 팀이 다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각자 컨디션 문제도 있고 오늘(12일)도 어려운 경기가 될 거라 예상했지만, 각자 위치에서 잘해줬다. 앞으로도 이렇게 타이트한 경기가 이어지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겨내야 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은퇴 관련 질문엔 "고민하고 있다. 아직은 노코멘트"라고 짧게 답한 배구 여제는 정규리그 1위만을 바라봤다. 김연경은 "우리 경기가 (현대건설보다) 먼저 있어서 우리가 잘하는 게 중요하다. 승점 3점을 가져와야 더 많은 가능성이 생긴다"며 "오늘 지면 현대건설이 우승을 확정하는 경기이기도 했고,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상대니까 집중해서 했다.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어 다행이고 (우승은) 끝까지 해봐야 알 것 같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