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성장세 HD현대일렉트릭, '생산능력 확대' 전략 제대로 먹혔다

머니투데이 이세연 기자 2024.03.13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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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에는 매출 5조원 달성 목표
전기차 충전 시장도 진출 전망

HD현대일렉트릭 실적 추이/그래픽=최헌정HD현대일렉트릭 실적 추이/그래픽=최헌정


글로벌 송배전 시장의 호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HD현대일렉트릭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70% 가까이 올랐다. 임기 5년째를 맞은 조석 HD현대일렉트릭 사장의 생산능력 확대 전략이 시장의 수혜를 극대화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이날 13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2일 종가 기준 8만100원에서 석 달 새 약 66.66% 상승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연초 대비 69.46% 상승한 13만9300원을 기록했다. 2020년 3월 말(6540원)을 기준으로 하면 4년 사이 HD현대일렉트릭의 주가는 20배 가까이 올랐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시장 상황이 주가를 이끌었다. △IRA 법안 통과에 따른 북미 지역 신재생 발전 시장 확대 △노후화된 송배전 시설의 전력기기 교체 수요 △중동 국가들의 메가급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확대 등으로 전 세계 송배전 시장의 호황이 계속되고 있다.

관련 업계는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진단한다. 특히 미국의 경우 현지 고객들은 이미 2028년도 납기물량까지 요구할 정도다. 유럽연합(EU)의 '넷제로 산업법'을 근간으로 신재생 발전이 빠르게 확대되며 유럽의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전력 기기 업체들 모두가 처음 경험하는 호황"이라며 "공급부족을 고려하면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시장 상황에 맞춰 공격적인 케파(CAPA·생산능력)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3분기 본사와 미국 알리바마 생산법인에 공장 증설을 결정했다. 회사는 연간 2200억원의 추가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연말에는 내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충북 청주에 중저압차단기 신공장 투자를 결정했다. 이렇게 되면 회사는 2030년 기준 현재의 두 배 수준인 연간 1300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올해 회사 측은 매출액 3조3020억원을 목표로 내걸었다. 전년 대비 각각 22% 증가한 수치다. HD현대일렉트릭은 조 사장 취임 첫 해인 2020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실적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1년엔 통상임금 소송 관련 충당금 설정 등 일회성 비용으로 97억원의 영업이익에 그쳤지만, 이를 빼면 91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단 분석이다.

수주 목표는 전년 대비 5% 늘어난 37억4300만달러다.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에서 초고압 전력 설비 수주를 2021년 3억9000만달러, 2022년 10억2000만달러, 지난해 17억8000만달러 규모로 확대해오고 있다.


신사업 확장에도 박차를 가한다. 전기차 시대에 대비한 전기차 충전사업에 투자해 새 먹거리를 만들겠단 계획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다음 달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전기 판매업을 새로운 사업 목적으로 추가하는 등 정관 일부 변경 안건을 처리한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의 호황과 당사 생산능력 확대를 바탕으로 2030년에는 매출 5조원 이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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