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이방성'을 갖는 하이젠베르크 모형의 시간에 따른 변화를 확인한 실험 결과 모식도. 극단적 이방성은 입자의 스핀이 x, y, z 세 방향 중 특정 방향에서 다른 방향보다 상호작용이 1000배 이상 강하게 나타나는 특성이다. /사진=KAIST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안재욱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클라우스 묄머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 연구팀과 함께 양자컴퓨터 플랫폼인 '리드버그 원자 양자컴퓨터'를 이용해 양자 자성체의 극단적인 특성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X'에 지난 2월 게재됐다.
자성체 물질은 자기를 띠는 물질이다. 최근 물리학계에서는 상온에서 자기를 띠는 상온 자성체를 넘어 초저온에서 자성을 띠는 양자 자성체의 특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초저온에서 물질이 갖는 특성을 분석하고 계측하면 초정밀 제어·계측공학이나 자기공명영상 검사(MRI) 등 의학 기기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양자 시뮬레이션에 활용하는 양자컴퓨터 플랫폼 중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리드버그 원자다. 리드버그 원자의 지름은 일반 원자보다 1만 배 길다. 상호작용의 크기는 일반 원자 대비 10의 24제곱 배만큼 크다. 안 교수 연구팀은 최근 리드버그 원자를 이용해 최대 156큐비트급 양자 컴퓨터 계산을 해냈다.
입자에는 '스핀'이라는 고유한 성질이 있다. 입자가 궤도 운동에 의해 갖는 각운동량이다. 3차원 공간의 스핀은 x, y, z라는 세 방향으로 놓인다. 하이젠베르크 모형은 스핀이 x, y, z 세 방향으로 모두 상호작용할 때 어떤 특성을 보이는지 가정하는 양자 자성체 모델이다. 연구팀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스핀의 특성인 '극단적 이방성' 을 확인했다. x, y, z 방향 중 특정 방향에서 다른 방향보다 상호작용이 1000배 이상 강하게 나타나는 특성이다. 이를 실험적으로 구현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안 교수는 "리드버그 양자컴퓨터를 이용해 새로운 양자 물성을 연구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물성 연구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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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삼성 미래기술재단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