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상품군별 매출증감률 추이/그래픽=윤선정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 매출은 지난해 1월보다 9.2% 감소했다. 이 기간 온라인 이커머스 매출이 전년 대비 16.8% 증가하며 27개월 만에 최대 성장률을 기록했고, 백화점(0.7%) 편의점(6.1%) 기업형슈퍼마켓(7.1%) 등 다른 오프라인 채널 매출이 증가한 가운데 대형마트만 매출이 크게 줄었다.
설이 작년은 1월 22일이었고, 올해는 2월 10일이어서 명절 특수가 제외된 점을 고려해도 이례적으로 낙폭이 크다. 이는 알리, 테무 등 중국 플랫폼 영향이란 분석이 나온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의류와 속옷류 등이 전시돼 있다. /사진제공=뉴스1
업계 관계자들도 이런 현실을 인정한다. A 대형마트 관계자는 "신선식품은 여전히 매장을 찾아 직접 눈으로 품질을 확인하고 사려는 소비자가 많지만, 생활용품 등 비식품군은 마트 매대에 진열하는 데 한계가 있고 온라인몰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고 어렵다"고 했다. B 대형마트 관계자는 "예전에는 의류 PB(자체 브랜드)를 운영할 정도로 수요가 뒷받침됐지만 최근엔 이런 매장을 거의 정리했고 그 자리에 식당이나 키즈카페 등 고객 편의시설을 배치하는 추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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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는 오프라인이 강점을 지닌 신선식품 위주로 주력 제품군을 배치하는 그로서리 전문 매장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3월 리뉴얼한 연수점 내에 그로서리 매장 면적을 확대하고 매장 안에 스마트팜을 설치했다. 축산 매장에는 30m 길이의 쇼케이스를 도입했고, 수산 매장에선 참치를 해체해서 판매하는 '오더 메이드' 공간을 마련했다.
롯데마트도 지난해부터 매장 내 신선식품 판매처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말 '그랑 그로서리' 콘셉트 1호점으로 새롭게 오픈한 은평점은 전체 매장 면적의 90%를 그로서리 분야로 채웠다. 개장 후 2개월간 방문객 수는 약 15%, 매출은 약 10%가량 늘어났다. 홈플러스도 식품 매장을 '메가푸드마켓'으로 리뉴얼해서 백화점 식품관 수준의 전문 매장으로 탈바꿈시켰다. 리뉴얼한 24개 점포는 오픈 1년 차에 평균 20%대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현재 약 70% 수준인 대형마트 식품 매출 비중은 앞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일부 그로서리 전문 매장은 전체 매출의 80~90%를 식품군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마트가 지난해 말 리뉴얼 오픈한 서울 은평구 진관동 롯데마트 은평점 내부. 매장의 90%를 식료품으로 구성한 '그랑 그로서리(Grand Grocery)'로 특화 매장으로 구성했다. /사진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