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촌이 여보" 불붙은 친족간 혼인금지…법무부 조사 국민 75% 답변은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4.03.1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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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이너삽화=임종철 디자이너


법무부가 혼인 금지 범위를 현행 8촌 이내에서 4촌 이내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최근 여론조사업체에 맡겨 파악한 국민인식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반대 의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여론조사업체 한국리서치에 국민인식조사를 의뢰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5%가 친족간 혼인 금지 범위를 8촌 이내로 제한한 현행 규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6촌 이내로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은 15%, 4촌 이내는 5%로 나타났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법무부는 근친혼 금지 조항이 혼인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항목에서도 응답자의 74%가 제한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제한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24%였다고 밝혔다. 조사는 지난해 11월28일부터 12월6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3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법무부가 친족간 혼인 금지 조항 검토에 나선 것은 헌법재판소가 2022년 10월 8촌 이내 혈족간 혼인을 일률적으로 무효로 보는 민법 제815조 제2호가 혼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데 따른 후속조치다. 헌재는 해당 조항의 개정시한을 올해 12월31일로 정했다.

헌법 불합치란 헌재가 심판 대상 조항을 위헌으로 판단하면서도 법적 공백 상태를 막기 위해 국회가 대체 입법할 시한을 정해 주고 효력을 유지하는 결정이다. 헌재가 제시한 시한까지 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기존 법이 효력을 잃는다.

법무부 가족법 특별위원회(가족특위)는 지난해 12월부터 매달 한차례 근친혼 범위 조정과 관련한 회의를 진행 중이다. 국내 민법 권위자로 꼽히는 윤진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법전원) 명예교수가 위원장으로, 현소혜 성균관대 법전원 교수 등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지난달 근친혼 허용 범위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했다.


해외의 경우 독일·오스트리아·스위스·태국 등은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만 결혼을 금한다. 프랑스·영국·미국 등은 3촌까지, 일본·중국은 3~4촌까지 금한다.

법무부는 "가족특위 논의를 통해 신중히 검토하고 충분하게 사회적 논의를 거쳐 시대 변화와 국민정서를 반영할 수 있는 개정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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