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시효과' 수혜에 플랫폼·신약까지 '훈풍'…미국 뚫는 K-바이오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2024.03.1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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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다나 디자인기자/사진=김다나 디자인기자


미·중 '바이오 패권 전쟁'의 본격화로 삼성바이오로직스 (770,000원 ▼10,000 -1.28%) 등 국내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이 미국 시장 관련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알테오젠 (173,700원 0.00%)의 독점 계약과 HLB (110,100원 ▲500 +0.46%)·유한양행 (71,000원 ▼500 -0.70%)·셀트리온 (176,600원 ▼800 -0.45%)의 신약이 미국 PBM(처방약급여관리업체) 목록에 오르는 등 성과가 이어지면서, K-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는 등 기대감이 반영되는 분위기다.

1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 신약의 미국 PBM 등재를 비롯해 미·중 바이오 패권 전쟁 등 관련 호재가 이어지면서 주가도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최근 미국 주요 PBM 옵텀Rx는 HLB의 간암 신약물질 '리보세라닙',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신약 '렉라자'(레이저티닙)를 '시판될 것으로 현저히 예상되는 의약품'에 등재했다.



리보세라닙은 오는 5월, 렉라자는 오는 8월 중 각각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이 예상되고 있다. 리보세라닙의 병용약물인 중국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과 휴젤 (208,000원 ▲1,500 +0.73%)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레티보)도 옵텀Rx에 이름을 올렸다. 서브유Rx에는 리보세라닙, 렉라자를 비롯해 셀트리온의 '짐펜트라'(인플리시맙) 출시도 담겼다.

PBM에 이름이 오르지 않으면 사실상 미국 내 판매가 어려운 구조라 최대한 많이 등재되는 게 중요하다. PBM 등재 소식에 특히 HLB 주가가 크게 올랐다. 지난 8일 HLB 주가는 전일 대비 22.65% 급등한 9만8000원으로 마감했고, 장중 9만89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경신했다. 이날 HLB의 시가총액은 12조8196억원으로 전날(7일) 10조4519억원 대비 2조원 이상 뛰었다. HLB 관계자는 "미국 자회사 엘레바와 함께 빠른 보험등재를 위한 전략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 상원 국토안보위원회가 지난 6일 생물보안법을 통과시킨 것도 한국 기업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미·중 '바이오 고래싸움'이 격화됨에 따라 사이에 낀 우리 기업의 반사이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생물보안법은 중국 바이오 기업과 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으로, '우려되는 생명공학 기업' 목록에 우시바이오로직스 자회사 우시앱텍, BGI(베이징유전체연구소) 및 그 자회사 MGI, 컴플리트 지노믹스 등 중국 바이오 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수혜가 기대되는 대표적인 국내 업체는 삼성바이오로직스다. 2022년 기준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CDMO 시장 내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점유율은 각각 약 10%, 9%로 근소한 차이로 3·4위를 달리고 있다. 법안 통과 시 중국 기업이 맡던 의약품 위탁생산 물량이 한국 기업으로 넘어올 공산이 크다. 실제 당뇨·비만치료제 개발기업 일라이릴리 등 우시앱텍과 계약을 맺고 있는 미국 기업들은 당장 원료 공급망 재편 및 의약품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우시효과'로 인한 수혜 기대감 영향으로 지난 8일 전날 대비 5% 상승한 83만8000원에 마감했다.

알테오젠 역시 빅파마 미국 머크(MSD)와 '키트루다SC' 독점계약을 발표한 뒤 주가가 급등했다. 1세대 바이오 벤처기업인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로 제형을 변경하는 기술을 수출한다. 지난달 22일 머크와의 계약 변경 건 공시 이후 알테오젠 주가는 지난 6일 장중 사상 최고가인 19만8000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 1월31일 종가 기준 7만7300원이던 주가는 지난 8일 종가 기준 19만800원으로 2배 넘게 뛰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알테오젠으로 촉발된 국내 기업 R&D(연구·개발) 파이프라인 관심이 유한양행 레이저티닙 가치 부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CDMO·신약 개발 등 국내 기업 성과가 두드러진 이슈가 연이어 나오면서 주가도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며 "미국과 관련된 긍정적 이슈가 많았던 만큼 현지 시장 내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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