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채권 사면 손해…금리 ○○ 되면 사라" 베테랑 펀드매니저의 조언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김윤하 PD 2024.03.09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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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꾸미]서준식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인터뷰①



"지금 채권 매수는 보수적으로 보셔야 합니다."

20년 동안 채권 펀드매니저로 활동했던 서준식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채권 가격이 과도하게 올랐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미리 반영되면서 장기채 금리는 기준금리보다 밑으로 내려왔다. 언젠가는 금리 되돌림에 의한 채권 가격 조정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서 교수는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는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며 "지금 국채를 매수한다면 3%대 금리에 만족하거나 아니면 금리 상승에 따른 자본손실을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0%대 초저금리 시대가 다시 오긴 어려울 것"이라며 "채권을 산다면 만기 2~3년 이내 단기물 위주로 하고 국채 10년물 금리는 4% 정도 돼야 매수할 만 하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BNP파리바운용(현 신한자산운용) 등에서 20년 간 채권 펀드매니저로 근무한 채권 전문가다. 2018년에는 신한BNP파리바운용 국뇨 운용부문 부사장(CIO)에 올랐다.

※인터뷰 풀영상은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 채권 사면 손해…금리 ○○ 되면 사라" 베테랑 펀드매니저의 조언


Q. 채권에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서준식 교수 : 첫번째 이유는 예금보다 높은 기대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지금 예금 금리가 3~4%정도 하는데 채권은 회사채나 장기 국채 등을 보면 예금보다 더 금리가 높습니다. 두번째 이유는 채권의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다는 건데요. 예를들어 1년2개월 동안 투자할 상품이 필요한데 예금은 1년2개월짜리가 없지만 채권은 1년2개월 뒤 만기가 오는 상품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세번째 이유가 가장 중요한데요. 군인이 전쟁터에 나갈때는 칼만 들고가지 않습니다. 항상 방패를 같이 들고 다니죠. 주식이 칼이라면 채권은 방패입니다. 투자를 할 때 주식과 채권에 나눠서 투자를 하면 위험이 상당히 줄어듭니다.


Q. 금리와 채권은 반대로 움직인다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내가 만약 10억원으로 5% 이자를 주는 1년 만기 예금에 가입했다고 해 볼게요. 그런데 하루가 지나고 보니까 6% 이자를 주는 예금이 생긴겁니다. 그러면 이미 5%짜리 예금을 보유한 사람은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습니다. 이걸 가격으로 환산하면 이렇게 됩니다. 지금 채권을 사려는 사람은 6%짜리 채권을 사거나 5%짜리 채권을 할인해서 사는 거죠. 6%짜리 채권은 1년에 이자가 6000만원 나옵니다. 5%짜리 채권은 이자가 5000만원이기 때문에 채권 원금(10억원)에서 1000만원을 할인받아서 최종적으로 6000만원의 수익이 나도록 하는 거죠. 금리가 오르면 오른 만큼 채권에서 할인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지는 겁니다.

Q. 현재 시장 금리는 지난해보다 많이 떨어졌는데요. 지금 채권 사도 괜찮을까요?
▶저는 약간 보수적으로 봅니다. 우선 미국의 기준금리는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느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는데요. 미국은 인플레이션을 중요하게 보는데 인플레이션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 입니다. 주거비가 의미있게 떨어져야 기준금리도 인하를 할 겁니다.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금리를 3~4번 정도 내릴 것으로 기대하는데요. 저의 예상은 두 번 정도 인하하는 겁니다.

한국은 가계부채를 봐야 하는데요. 지금 금리를 내리면 가계부채가 더 증가하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이를 용인하지 않을 겁니다. 올해는 금리 인하를 안 할 수도 있고요. 가계부채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금리 인하 시기는 더 늦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 한국 기준금리가 3.5%인데 국채 3년물과 5년물 금리는 3.5% 이하입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번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겁니다. 그런데 만약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실망 매물이 나오면서 채권에서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기준금리를 내린다 하더라도 채권 금리가 지금 수준보다 더 내려갈 여지는 크지 않다고 봅니다.

이제는 이전처럼 0%대 초저금리 시대가 다시 오진 않을 것 같아요. 금융위기 같은 큰 위기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3% 이하로 내리긴 어려울 겁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의 마지노선은 2.5%라고 봐요. 국채 10년물은 금리가 4% 정도 돼야 매수할 수 있을 것 같고요. 3년물은 3.5% 이상이 매수할만한 가격대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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