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골키퍼의 뭉클한 은퇴소감 "멋진 세계, 멋진 사람들과 잘 지냈다"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2024.03.0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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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골키퍼의 뭉클한 은퇴소감 "멋진 세계, 멋진 사람들과 잘 지냈다"


K리그의 한 무명 골키퍼가 "내 축구 인생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정정당당했다"는 은퇴 소감을 남겨 화제가 되고 있다.

프로축구 K리그2 천안시티FC 골키퍼 임민혁(30)은 지난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프로와 아마추어 총 18년 동안 이어온 축구 선수의 삶을 폐막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서른이 되면 대충 안다. 세상에는 간절히 원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있다. 포기하지 않고 끝내 쟁취하는 것도 훌륭하지만 훌륭함만이 삶의 정답은 아니기에 한치의 미련 없이 떠나본다"고 적었다.

이어 "내 축구 인생은 완벽하지도, 위대하지도, 아주 훌륭하지도 않았지만 정정당당하게 성실히 땀 흘려 노력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멋진 세계에서 멋진 사람들과 함께 호흡했다. 내 삶에 자부심을 갖고 살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다"고 덧붙였다.



임민혁은 끝으로 "나는 이제 더 놀고, 더 일하고, 더 사랑하고, 더 연대하면서 내 인생을 살아갈 것이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잘 놀다 간다"고 인사했다.

유망주였던 임민혁은 2013년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뛰다 2014년 고려대학교에 진학해 성인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2017년 전남 드래곤즈에 입단해 프로 데뷔, 3경기를 뛰었다.

2018년 대전 하나시티즌으로 옮겼고 상무 입대에 실패해 상근 예비역으로 현역 군 생활을 했다. 2022년 다시 전남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이었고 2023년 천안시티에서 1년을 더 뛰다 올해 은퇴를 선언했다. 프로 통산 기록은 30경기 46실점.


최근 천안과의 연봉 협상 과정에서 이견이 생겨 프로축구연맹 연봉협상 조정위원회까지 갈 예정이었으나, 위원회가 열리기 전 은퇴를 선언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프로선수는 그 분야에서 이미 탑 수준이다" "글 쓴 걸 보니 나중에 뭐를 해도 잘하실 분" "제2의 인생 항로에 순풍이 가득하길" 등의 댓글을 달며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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