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로젠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뭐길래…4개월간 주가 27% 올랐다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4.03.07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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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로젠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뭐길래…4개월간 주가 27% 올랐다


각종 유전병이 건강을 위협하면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가 주목받는다. 나쁜 유전자 일부분을 잘라 교정해 치료하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바이오 신기술로 불린다. 이와 함께 국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시장을 선도하는 바이오 기업인 마크로젠 (22,100원 ▲100 +0.45%)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6일 마크로젠은 전 거래일보다 100원 오른 2만1600원에 마감했다. 마크로젠은 최근 4개월간 주가가 약 27% 올랐다.



마크로젠은 국내 1위 유전체분석 기업이다. 신기술로 평가받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편집 기술 특허 사용권으로 바이오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마크로젠은 2018년 3세대 '캐스나인(Cas9)'을 비롯해 총 50여건의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 특허에 대한 무기한 사용권을 확보했다. 현재도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상용화를 위한 R&D(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유전자의 특정 부위를 잘라 유전체의 교정을 가능하게 하는 RNA(리보핵산) 기반의 기술이다. RNA만 교체하면 새로운 유전자가위를 만들 수 있고 단백질로 만든 앞선 기술보다 제작이 간단하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특징이 있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현재 암, 코로나 등 진단 검사 부분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임상 기관, R&D 센터 등에서의 수요도 확대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유전자가위 시장 규모는 현재 80억4000만달러 수준이나 2032년 299억3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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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로젠, 유전자 분석기술 대중화 이끈다
마크로젠은 유전자 분석 대중화에도 주력한다. 지난해 6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헬스케어 플랫폼인 '젠톡(GenTok)'을 출시했다. 젠톡은 유전체 검사에 이어 추가 준비중인 마이크로바이옴 검사 등 타고난 유전적 특성 및 현재 몸 상태 분석 기반 초개인화 건강관리를 지원하는 모바일 웹 기반 플랫폼이다.


사용자들은 탈모, 체중관리 등 개개인의 필요와 목적에 따라 원하는 유전자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 코골이, 모기 물리는 빈도 등 다양한 카테고리가 젠톡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병원을 통하지 않고 모바일 앱과 웹으로 유전자 분석을 직접 기업에 의뢰할 수 있어 쉽고 편리하다.

그간 B2C 영역에서 유전체 검사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마크로젠은 건강관리에 주목하는 MZ세대를 타깃으로 젠톡을 개편하면서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증권가는 이런 마크로젠의 확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매출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송협 대신증권 연구원은 "젠톡의 출시는 국내 유전체 진단 기술 대중화를 이끌 첫번째 발걸음으로 마크로젠의 낮은 소비자향 매출 비중을 높여줄 수 있다"며 "플랫폼 사업이 본격화되는 올해부터 외형 확대가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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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유전자 분석기술, 해외공략 가속화
마크로젠의 확장성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지놈 센터 가동이 올해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지놈 센터는 현재 미국, 유럽, 일본, 싱가포르 등 13개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향후 마크로젠의 글로벌 지놈 센터로 발생되는 매출액은 약 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도 바이오 빅데이터 사업이 올해 첫 시작되는 만큼 마크로젠의 수혜가 명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사업은 한국인이 취약한 질병을 사전에 예측하고 진단하기 위해 바이오 빅데이터를 모으는 정부 주도의 국민 참여형 사업이다. 5년간 약 6000억원 규모의 사업이 진행되며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 기술을 보유한 마크로젠의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크로젠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328억원, 영업손실은 5억원으로 적자전환됐다. 복리후생비, 판관비 증가 등으로 이익이 감소한 영향이다. 지난해 일루미나 등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관련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의 흔들림도 마크로젠에 영향을 줬다. 하지만 투자가 본격화되는 올해부터 마크로젠은 성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한다.

한 연구원은 "마크로젠은 기술 발전으로 인한 비용 감소로 앞으로 다가올 유전체 분석 빅 웨이브에 대응할 수 있는 캐파(CAPA·설비투자)와 트랙 레코드를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마크로젠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노력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마크로젠은 4년 연속 현금배당을 유지했다. 2023년 기준 DPS(주당배당금)는 300원으로 올해도 30억원 규모의 배당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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