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어릴 때 병아리 산 곳"...청주 찾아 '중원 표심' 잡기 총력

머니투데이 청주(충북)=박상곤 기자, 한정수 기자 2024.03.0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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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이틀째 충청 표심 공략 나선 한동훈

[청주=뉴시스] 추상철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후 충북 청주시 문화제조창에서 열린 육아맘들과 간담회에서 어린이와 대화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3.05. photo@newsis.com /사진=추상철[청주=뉴시스] 추상철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후 충북 청주시 문화제조창에서 열린 육아맘들과 간담회에서 어린이와 대화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3.05. [email protected] /사진=추상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낸 충북 청주시를 찾아 총선 지지를 호소했다. 전날인 4일 충남 천안을 방문하는 등 이틀째 충청 지역을 방문하며 중도 표심, 즉 '스윙보터'인 충청권 공략에 총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한 위원장은 "충청은 옳고 그름에 대해 판단을 하고 선거를 하는 굉장히 냉정한 곳"이라며 "누가 대한민국 동료시민을 위한 옳은 세력인지 선택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韓, 전통시장서 어린 시절 회상…"친구들과 떡볶이 먹고 병아리도 샀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부터 충북 청주 상당구에 있는 육거리종합시장을 방문하며 청주 순회 일정에 나섰다.



시장 상인들과 간담회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한 한 위원장은 "제가 다니던 국민학교가 운호초였고 청주 모충동에 살았었다"며 "학교가 끝나면 육거리시장을 와 친구들과 떡볶이를 사 먹고 병아리를 산 기억이 있다"고 했다. 또 "청주에 살 때는 제가 굉장히 말이 느렸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서울로 가니까 말이 느리다고 놀리기에 의식적으로 빨리하다 보니 선을 넘었다"며 상인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보통 당 대표가 선거 기간이면 지역에 잠깐 갔다 오는데 저는 오늘 여기 하루종일 있을 것"이라며 "제 어머니도 제가 오늘 청주를 간다고 하니 너무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전통시장 공중화장실 확충을 다짐했다. 한 상인이 "우리 입장에서는 큰 규모의 공중화장실이 필요하다"고 말하자 한 위원장은 곧장 "하시죠"라고 답했다. 한 위원장은 "그거 하나 짓는 데 얼마나 들겠느냐. 우리는 대통령을 보유한 집권여당이기 때문에 우리가 하면 약속이 아니라 실천"이라며 "공중화장실과 같은 걸 선거에 연관 짓고 싶지 않다. 미리 해드렸어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뉴스1) 김용빈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충북 청주시 육거리종합시장을 찾아 충북권 총선 후보들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4.3.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청주=뉴스1) 김용빈 기자(청주=뉴스1) 김용빈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충북 청주시 육거리종합시장을 찾아 충북권 총선 후보들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4.3.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청주=뉴스1) 김용빈 기자
상인들과 간담회를 마친 한 위원장은 충북 지역 공천을 확정 지은 정우택·김수민·김진모·김동원·엄태영·이종배 후보 등과 함께 육거리시장을 돌며 상인 및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들은 시장 매대에서 떡볶이·어묵·만두·꿀빵 등을 시식하고 김부각·땅콩 등을 구매했다.


전날 충남 천안에서 예비 후보자들의 손가마를 탄 한 위원장은 이날 단상에 올라 후보자 한명 한명을 불러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여기는 청주 육거리중앙시장이다. 저는 여기서 자랐다"며 "우리 국민의힘은 청주시민의 사랑을 받고 싶다. 여러분의 마음에 드는 당, 마음에 드는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한 위원장이 등장하자마자 시장은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손 한 번 잡아달라'고 요청한 한 할머니는 한 위원장이 악수 대신 포옹하자 어떡하느냐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소란도 벌어졌다. 청주 상당구 출마를 확정지은 정우택 국민의힘 후보의 이른바 '돈봉투 수수 의혹'과 관련해 일부 당원이 한 위원장 앞에서 피켓 시위를 준비하다 이를 제지하는 정 후보 지지자 등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한동훈 "치우치지 않는 충청의 마음으로 정치하겠다"
[청주=뉴시스] 추상철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후 충북 청주시 문화제조창에서 열린 육아맘들과 간담회에서 아기를 안고 있다. (공동취재) 2024.03.05. photo@newsis.com /사진=추상철[청주=뉴시스] 추상철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후 충북 청주시 문화제조창에서 열린 육아맘들과 간담회에서 아기를 안고 있다. (공동취재) 2024.03.05. [email protected] /사진=추상철
시장 방문을 마친 한 위원장은 이날 청주 문화제조창을 찾아 '육아맘'(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여성)들을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태어난 지 9개월 된 '지훈'이라는 아기를 안은 한 위원장은 "저랑 항렬이 같은가 보다"고 말하며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한 위원장이 안고 있던 아기가 한 위원장의 안경을 벗기고 마이크를 만지면서 간담회 현장에선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한 위원장은 "(출산·육아 문제를) 더 잘 개선하고 싶다는 강한 선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저출생 문제를 해소하는 문제는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한 정책이어서 제한을 최대한 없애고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보편적 복지로 가야 한다는 것이 저희의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영업자들의 육아에 대해서는 "직장인 육아휴직자들에 준하는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금전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하루종일 청주에 있겠다고 말한 한 위원장은 청주 청원구, 흥덕구, 서원구, 상당구 4개 구를 모두 돌며 거리 인사에 나섰다. 청주 청원구에서 김수민 후보와 거리 인사에 나선 한 위원장은 이 자리에 함께한 서승우 전 국민의힘 청주 청원구 예비후보를 가리키며 "우리가 다른 점은 바로 이런 것이다. 우리는 김수민의 퇴근 인사에서 김 후보와 경쟁했던 서승우 전 예비후보가 함께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전날 충남 천안을 방문했던 한 위원장은 이날 청주를 방문하며 총선 격전지 전국 투어 포문을 열었다. 격전지 순회 출발점으로 충청 지역을 선택한 건 그동안 선거에서 '스윙보터' 역할을 해 온 충청 표심을 공략하며 외연 확장에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충청권(대전·세종·충북·충남) 28개 선거구 중 단 8곳에서만 승리했다.

이날 한 위원장은 "어제 천안에 가고 오늘 청주에 왔다"며 "충청은 '치우치지 않는 마음'을 가지고 정확하게 정책, 당무를 꿰뚫어 보는 인식을 가진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딱 그 마음으로, '치우치지 않는 마음'으로 좋은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으로 충청에서 격전지 순회 일정을 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청주 방문을 마친 한 위원장은 오는 7일 경기 수원, 8일 경기 성남·용인 등 여당 입장에서 도전지로 여겨지는 곳들을 방문해 총선 표심 잡기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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