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과 가상자산거래소 고객 예치금/그래픽=최헌정
4일 가상자산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점유율 2위인 빗썸과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진행했으나 지난달 최종적으로 계약 의사를 철회했다. 가상자산거래소가 가상자산을 원화로 구매하는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받아야 한다.
현재 빗썸은 NH농협은행과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맺고 있는데, 이번 계약 무산으로 농협은행과의 재계약이 유력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지난해에도 카카오뱅크 등 다른 은행과 빗썸이 계약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금융당국의 우려로 없던 일이 됐다.
고객 확보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MAU(월간활성사용자수)도 비트코인 가격이 정점을 찍던 2021년 4월 46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200만명대를 유지했고,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던 11월부터 다시 300만명선을 회복해 지난달 344만명을 기록했다.
블록체인 분야를 중심으로 신사업 진출에도 용이하다. 2018년부터 4년간 빗썸, 코인원 등 이례적으로 두 곳의 거래소에 실명계좌를 발급했던 농협은행은 가상자산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신사업 진출에 적극적이다. 올해 초 NH디지털R&D센터에 블록체인 팀도 새로 구성했다. 이석용 농협은행장도 신년사에서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등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농협은행만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다만 아직까지 은행권에 깔린 가상자산에 관한 부정적 인식은 걸림돌이다. 지난달 은행들은 은행연합회가 제정한 '가상자산 실명계정 운영지침'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 입금한도를 기존 1일 10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축소·통일했다. 당시 은행연합회는 가상자산이 자금세탁에 이용될 우려가 높아 방지 차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