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구축한 미국 텍사스 공장에서 전기차 충전기 생산을 서두르고 있다. 예상되는 양산 시점은 올해 상반기로, 175킬로와트(kW) 급속 충전기를 생산한 다음 하반기 350kW 초고속 충전기까지 생산할 예정이다. 최근 전기차 충전기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캐나다 법인도 기업간거래(B2B) 영업에 나섰다. 충전소 운영 업체나 상업용 부동산 소유자 등이 주 영업 대상이다.
LG가 그룹 차원에서 전기차 충전기에 힘을 쏟는 것은 구광모 ㈜LG 대표의 영향이 컸다. 구 대표가 그룹 회장에 오른 이후 ㈜LG와 LG전자는 국내외 전기차 관련 기업을 잇달아 인수하거나 합작 법인을 설립했다. 충전기를 직접 제조하는 애플망고·스필이 차례로 LG의 품에 안겼다. 전기차 사업 포트폴리오가 고도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충전기 역량도 강화됐다.
LX는 전기차 충전기를 직접 생산하는 기업은 없지만, 국내 1위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LX세미콘이 간접적으로 관여한다. LX세미콘은 전기차 충전 스테이션 모듈 등에 적용되는 전력 반도체 기술을 보유했으며, 전기차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업계는 그룹 간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국내 기업은 스위스 ABB나 독일 지멘스, 보쉬 등 경쟁사에 비해 시장 진입이 늦기 때문에 아직 기술·수주경쟁력이 약하다. 계열사들의 생산-판매-관리 등 일괄 체계를 구축하면 단일 경쟁사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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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기 시장은 팽창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커스텀마켓인사이츠는 글로벌 전기차 충전기 시장이 2023년 46조원에서 2032년 163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캐나다 등 정부 차원에서 전기차 전환을 독려하는 국가도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직접 충전기를 만드는 기업과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업을 모두 갖췄다는 것은 LG 계열 기업들만의 장점"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