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 동남아 법인 채무보증 1000억대…"다변화로 반전 노려"

머니투데이 김도균 기자 2024.03.04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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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렌탈 동남아 법인 채무보증 금액 추이/그래픽=김현정롯데렌탈 동남아 법인 채무보증 금액 추이/그래픽=김현정


동남아시아에 진출한 롯데렌탈이 코로나19(COVID-19) 시기 실적 둔화를 겪으며 본사의 채무보증 금액이 1000억원대를 넘겼다. 롯데렌탈은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회복되고 있는 관광 수요에 더불어 기업 대상 장기 렌탈 사업을 늘려 실적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롯테렌탈이 지급을 보증한 동남아시아 법인 채무는 1000억원 규모다.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태국 법인(롯데렌트A카 태국)의 현지 은행 차입금은 644억원이며 롯데렌탈은 722억원 지급을 보증한 상태다. 베트남 법인(롯데렌탈 베트남)의 경우 차입금 644억7000만원, 롯데렌탈의 채무보증 금액은 722억600만원이다.



롯데렌탈 본사가 동남아 법인에 대해 처음으로 채무보증을 나선 2017년에 비하면 11배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2017년 3분기 롯데렌탈은 태국 법인에 86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이듬해 베트남 법인에 대해서도 111억원 신규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코로나19 시기 줄어든 관광 수요로 동남아 법인 실적이 둔화하면서 채무보증 금액이 큰 폭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2016년 설립된 태국 법인은 방콕 현지 롯데면세점과 연계해 공항과 방콕 시내 주요 호텔과 관광지를 연결해주는 관광객 대상 셔틀과 관광버스 서비스를 주로 제공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롯데면세점이 태국에서 철수하는 등 타격을 입었다. 팬데믹 시기인 2020~2022년 3년 동안만 매년 90억 원 전후의 순손실이 발생했고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렀다. 롯데렌탈이 2021년 태국 법인에 유상증자 형태로 110억원가량을 수혈했지만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태국 법인은 여전히 자본잠식 상태다.

베트남 법인의 경우 태국 법인보다 상황이 낫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복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베트남 법인은 차량 대여를 전담하는 '롯데렌탈 베트남'과 운전기사 등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롯데렌트A카 VINA'(이하 VINA 법인)로 구분된다. 이중 롯데렌탈 베트남의 2019년 당기순이익은 32억5161만원에서 2022년 13억2017만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50억9891만원에서 240억3859만원으로 줄어들었다.

베트남 노동법상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현지 자본이 51% 이상 투입돼야 해 설립된 VINA 법인은 2019년부터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VINA 법인이 롯데렌탈 베트남으로부터 차량을 대여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구조상 VINA 법인의 손실분을 롯데렌탈 베트남이 보전하는 형태였지만 2022년 이마저도 역전됐다.


롯데렌탈은 엔데믹 국면에서 사업 다각화를 통해 실적 개선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렌탈 태국 법인은 단기 관광버스 중심에서 기업 간 거래(B2B) 장기 차량 대여 중심으로 사업을 다변화하고 있다. 2022년 매출은 170억 원대까지 성장했고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만 17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베트남 법인 역시 B2B 장기 대여 비중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동남아 관광 수요가 회복세에 있고 장기 대여 중심으로 서비스를 전환하면서 지난해 3~4분기 실적이 많이 개선된 상태"라고 밝혔다.

채무보증 금액이 우발 채무로 전환될 가능성도 작다고 선을 그었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한국 본사의 신용도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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