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온 영혼의 만트라 네 가지

머니투데이 김영권 작은경제연구소 소장 2024.02.28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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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에세이] 우분투, 하쿠나 마타타, 하라카 하라카, 폴레 폴레

아프리카에서 온 영혼의 만트라 네 가지


우분투! 아프리카 줄루어로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었던 넬슨 만델라는 우분투를 '아프리카의 정신'이라고 했지요. 만델라의 동지였던 투투 대주교는 "나는 당신과 우연히 만났고, 필연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네가 있기에 내가 있으므로 네가 없으면 나도 없습니다. 우리는 누구도 남남이 아닙니다. 우리는 누구나 형제자매입니다.

이 우분투를 붓다의 연기법으로 옮기면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다'가 되겠지요. 이것이 있어 저것이 있으므로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습니다. 서로 기대어 엮이고 섞이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게 만물의 존재법칙입니다.



마야 인디언들에게는 '인라케시 알라킨'이 우분투입니다. 마야인들은 함께 모일 때 누군가 "인라케시!"라고 외치면, "알라킨!"이라고 응답한다고 합니다. '나는 너'라는 말에 '너는 나'라고 답하는 거지요. 나는 너고 너는 나니까 우리는 모두 하나입니다. 마이클 잭슨이 노래한 대로 We are the world!

티베트의 인사말인 '나마스테'도 결국 우분투와 같은 말이지요. 나마스테! 내 안의 영혼이 당신 안의 영혼에게 고개 숙여 인사드립니다. 당신에게 절합니다.



우분투는 아프리카의 정신을 담은 영적인 만트라입니다. 내 마음에 종소리처럼 번지는 영혼의 울림입니다. 영화 <라이온 킹> 덕분에 유명해진 '하쿠나 마타타'도 그런 만트라지요. 하쿠나 마타타! 아프리카 스와힐리어로 '문제 없다'는 뜻. No Problem! 하쿠나 마타타! 걱정 마. 문제 없어. 다 잘 될 거야. 하쿠나 마타타. 하쿠나 마타타.

요즘에 아프리카에서 온 만트라를 두 가지 더 배웠습니다. 아프리카에서 35년 동안 활동하고 봉사했던 제니스 맥로플린(Janice McLaughlin) 수녀가 쓴 책 <바오밥나무는 내게 비우라 하네>라는 책에섭니다.

그중 하나는 '하라카 하라카 하이나 바라카'. 역시 스와힐리어로 '서두르고 서두르면 복이 달아난다'는 뜻입니다. '서두르는 것에는 축복이 깃들지 않는다'는 풀이도 있군요. 하라카 하라카! 빨리 빨리! 자꾸 이러면 복이 달아납니다. 축복이 물러섭니다. 하나님은 서두르는 법이 없으실 테니까요.


또 하나는 '폴레 폴레 느디오 음웬도'. '천천히 천천히 하는 것이 나아가는 방법이다'는 뜻. 맥로플린 수녀는 1978년 모잠비크에 피난 온 짐바브웨 난민들을 도우러 갑니다. 하지만 난민캠프를 운영하는 책임자들이 시큰둥해서 속이 터집니다. 아무리 조르고 기다려도 되는 일이 없는 허탈하고 짜증 나는 나날들! 내가 왜 여기 와서 이런 생고생을 하나? 깊은 회의를 떨칠 수 없지만 문득 기다리는 일 자체도 소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녀는 자세를 바꿔 직원이나 젊은 경비원들과 어울려 수다를 떨면서 사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마음을 열어 가까워지고 친구가 되자 마침내 일이 제대로 굴러갑니다. 나중에는 그들을 이해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하지요.

하라카 하라카! 혹시 오늘 내가 이렇지 않은가요? 그렇다면 부디 '폴레 폴레' 하시길. 빨리 빨리를 입에 달고 살면 복이 달아납니다. 만정이 떨어집니다. 천천히 천천히 해야 오히려 나아갈 수 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별 문제 없습니다. 다 잘 될 겁니다. 잘 될 겁니다. 하쿠나 마타타. 하쿠나 마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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