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역구 현역 불패?…TK·강남 등 공천 '뇌관' 남았다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정경훈 기자 2024.02.2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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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與 1차 경선서 정우택·박덕흠·이종배 등 지역구 재도전한 현역 5명 모두 승리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총선 후보 1차 경선 결과 발표를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4.02.25. /사진=뉴시스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총선 후보 1차 경선 결과 발표를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4.02.25. /사진=뉴시스


국민의힘 4·10 총선 제1차 경선에서 지역구에 재도전한 현역 의원 5명이 모두 살아남았다. 이태규 등 비례대표 의원들은 탈락하거나 결선을 치르게 됐다.

3명은 현역 하위 30%에 따른 20% 감산을 적용받고도 경선 승리한 것으로 확인돼 국민의힘의 시스템 공천이 현역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설계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1차 경선 지역구에서 23~24일 진행한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1차 경선 지역구는 서울 6곳, 인천 2곳, 경기 3곳, 충북 5곳, 충남 2곳, 제주 1곳 등 총 19곳이다.

이중 현역 의원이 지역구에 재도전한 경우 모두 승리했다. △충북 청주상당 정우택 의원은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을 상대로 △충북 충주 이종배 의원은 이동석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상대로 △충북 제천단양 엄태영 의원은 최지우 대통령실 행정관을 상대로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박덕흠 의원은 박세복 전 영동군수를 상대로 △충남 보령서천 장동혁 의원은 고명권 피부과의원장을 상대로 승리했다. 또 충남 홍성예산 홍문표 의원의 경우 경선 전 불출마 선언을 해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단수공천이 확정됐다.



전 국회의원과 대통령실 출신의 대결이었던 서울 동대문갑은 김영우 전 의원이 여명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상대로 승리해 공천이 확정됐다. 성북갑은 이종철, 성북을 이상규, 양천을 오경훈, 금천 강성만 등이 각각 경선에 승리했다.

정미경 전 의원, 조수진 의원(비례대표), 구자룡 비상대책위원이 경선에서 맞붙은 서울 양천갑은 조수진 의원과 구자룡 비대위원이 결선을 치르게 됐다. 이태규 의원(비례대표)과 김선교 전 의원이 대결한 경기 여주·양평은 김 전 의원이 승리했다. 인천 남동구을은 신재경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전 인천시 대변인을 꺾었다.

부평구갑은 유제홍 후보자로 선정됐다. 의정부시을에서는 이형섭 후보자가 경선에서 이겼다. 경기 광주시을은 50% 이상 득표자가 없어 조억동, 황명주 후보자가 결선을 진행한다.


충남 아산시을은 전만권 후보자가 경선에서 이겼고 제주 서귀포시 경선 결과에서는 고기철 후보자가 최종 확정됐다. 경선은 당원 20%, 일반국민 80%로 구성된 여론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총선 후보 1차 경선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2024.02.25. /사진=뉴시스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총선 후보 1차 경선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2024.02.25. /사진=뉴시스
정 위원장은 현역 의원 대다수가 살아남았단 지적에 "(오늘 당선된 현역 의원은) 지역구 관리를 굉장히 잘 했거나 경쟁 후보가 지명도가 아직 낮아서 그렇게 됐다고 평가한다"며 "앞으로 지역구 관리를 잘못한 분들은 굉장히 불리하게 나올 수 있다. 결과는 이렇지만 저희들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공정하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위 30% 감산을 받은 게 몇 명인가'란 질문에 "세 명이다. 어떤 분은 20% 이상을 극복해서 살아남았다. 지역구 관리를 엄청 잘 한 것"이라고 했다.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의원에게는 경선 득표율에 15% 감점이 적용된다. 하위 10~30%에 들었다면 20% 감정이 추가돼 최대 35% 감점을 받는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오늘 경선을 통과하신 의원들 중에 35% 감산을 받은 분도 있다"며 "경선 과정을 통해 우리 후보자가 본선서 최상의 경쟁력을 갖는 것이 맞다 생각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선교 전 의원의 경우 과거 당선 무효형이 문제가 됐으나 여론조사가 우위에 있어 승리했다. 장 사무총장은 김 전 의원과 관련한 질문에 "본인이 아니라 회계책임자의 공직선거법 위반이 참작됐지만 모든 점수를 합산해 경선으로 간 것"이라고 답했다. 정 위원장도 "여론조사가 굉장히 잘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관위는 이례적으로 1차 경선 결과 집계 전 과정을 후보와 대리인에게 공개했다. 여론조사는 한국조사협회(KORA) 사회정치조사 상위기관 중에 선정했다. 더불민주당에서 이재명 대표의 사천·밀실 공천 논란이 확산하는 점을 의식해 차별화하는 행보로 분석된다.

정 위원장은 "민주당의 경선 여론조사가 이재명 당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시민 만족도 조사를 수행했던 기관을 추가 지정해 진행한 것과 달리 국민의힘은 공정성을 최대한 담보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 공천의 DNA(유전자정보) 기반이 공정이라면 민주당 공천 DNA는 오직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 같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내주부터 강남권과 대구·경북(TK) 등 '텃밭' 공천 작업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강남·서초 8곳 중 4곳, TK 6곳 공천 심사가 뇌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들 중 현역 의원의 물갈이 폭 등이 관심사다. 이달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별검사법) 재표결이 예정된 가운데 만약에 있을지 모를 현역 의원 이탈을 고려해 컷오프 발표를 내달로 미룰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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