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여겨볼 회사채 완판행진…"금리인하 생각하면"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4.02.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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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완판 행렬이 이어진다. AAA급부터 BBB+ 등급까지 모두 모집 물량을 채우며 흥행에 성공한다. 금리 인하를 염두에 둔 기관, 개인 투자자들이 안정성 높은 회사채에 눈독을 들인 영향이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 한국투자증권(AA)은 1조551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으며 목표 발행액(1500억원)의 10배 넘는 흥행 성적을 거뒀다. 2년물 500억원 모집에 5300억원, 3년물 1000억원 모집에 1조18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다른 기업들도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3년 단일물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SK가스(AA-)는 총 69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대한항공(A-), 롯데웰푸드(AA-), HD현대(A) 등도 자금 확보에 성공했다.



연초부터 회사채 시장에 훈풍이 분 건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집행이 시작돼 투자 수요가 늘어서다. 향후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매매차익을 노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아진 것도 주된 이유다. 개인 투자자들은 제로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했던 2020년 이후 채권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예·적금보다 최소 2~3%포인트 높은 회사채 금리에 매력을 느낀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순발행액은 4조5000억원으로 동월 기준 22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요예측 금액도 9조4700억원으로 지난해 1월(4조6550억원)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지난 19일에도 회사채 발행에 나선 기업들이 목표액 이상의 자금을 확보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KT(AAA)는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 2000억원의 9배에 달하는 1조8100억원을 모았다. 2년물 500억원 모집에 6200억원, 3년물 1000억원 모집에 6900억원, 5년물 500억원 모집에 5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21일에도 많은 기업들이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다. 안정성이 장점인 금융채 제주은행(A+)은 종자본증권 50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에 돌입하며 금리는 4.9~5.65%를 제시했다. 롯데손해보험도 8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할 계획으로 금리는 6.2~6.8%대로 제시했다. 현대백화점(AA+), SK(AA+), 하이트진로(A+), SK매직(A+) 등도 출격한다.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를 시사한 만큼 향후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 한 보험사의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개인들의 주문이 이어지며 예정액을 2배 웃도는 자금이 쏠린 경우도 있어 회사채 투자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일부 큰손 개인 투자자들 요청에 따라 증권사들이 수요예측 당일 채권을 매집하는 경우도 상당하다"며 "안정성 높은 대기업, 금융사들을 중심으로 채권 개인 투자자들이 몰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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