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1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나섰다.
멜빈 감독은 이정후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스프링캠프 훈련을 마치고 "상대 선발 투수가 좌완이든 우완이든 상관없다"며 이정후의 개막전 리드오프 출전을 확실히 했다.
이정후 입장에서도 개막전 리드오프는 프로 데뷔 후 처음이다. 2017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한 이정후는 데뷔 첫해부터 주전을 꿰찼다. 이후 뛰어난 선구안과 정교한 콘택트 능력을 살려 테이블세터 겸 리드오프 역할을 했으나, 2020년부터는 클린업으로 옮겨 1번 타자로 나설 일이 줄어들었다.
이정후가 1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나섰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일단 타격폼과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정후는 빠른 공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이유로 김하성과 함께 타격폼 변화를 시도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샌프란시스코와 계약 후 귀국 인터뷰 당시 그는 "우선은 (타격폼 변경 없이) 부딪혀 보려 한다. 지금의 폼으로 해보고 거기에 맞게끔 변화를 줄 생각이다. 나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 있어서 좀 더 빠르게 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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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지에서 바라보는 시선도 비슷했다. 최근 MLB.com은 2024시즌 메이저리그 '올해의 신인 팀'이 될 선수 중 하나로 꼽았다. MLB.com은 "멋진 선구안과 뛰어난 콘택트 기술을 신예는 어떨까. 이정후가 그 분야에서는 최고다. 그는 KBO리그 3947타석에서 삼진이 304개에 불과하다"며 "한국에서 7시즌 중 5시즌을 한 자릿수 홈런에 그쳐 메이저리그에서는 얼마나 많은 장타를 때려낼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이정후의 순수한 타격 능력과 수비력은 외야수 톱15인 안에 드는 WAR을 기록하도록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정후(왼쪽)가 1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리드오프로서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 9개에 불과한 예상 도루 수였다. 하지만 현재 샌프란시스코 로스터 구성을 생각하면 도루를 이유로 이정후를 리드오프에서 제외할 만큼 마땅한 대체자가 없는 것도 현실이다. 지난해 23도루를 기록한 타이로 에스트라다는 타율 0.271, 출루율 0.315로 출루 능력이 떨어진다. 그 다음으로 도루를 많이 한 선수가 마이클 콘포토와 블레이크 사볼의 4도루로 이정후의 예상 성적보다 나은 주력을 가진 선수도 마땅치 않다.
멜빈 감독이 "개막전 리드오프가 이정후가 아니라면 그거야말로 충격받을 일"이라고 한 데는 이유가 있다. 멜빈 감독은 2003년 시애틀 매리너스를 시작으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를 거치며 21시즌 동안 1517승 1425패(승률 0.516)를 마크한 명장이다. 주로 약체였던 팀을 이끌면서 올해의 감독상을 3회 수상했다.
선수단 기량 파악과 분위기 조성이 강점으로 김하성 등 아시안 메이저리거들의 순조로운 메이저리그 연착륙을 도운 덕장이기도 하다. 한국 취재진이 스프링캠프를 처음 찾은 이날도 이정후 기 살리기에 앞장섰다. 멜빈 감독은 "이정후를 둘러싼 뜨거운 열기가 보인다"고 웃으며 "그는 그걸 받아들이고 있고, 우린 그런 그를 받아들인다. 오랜 지도자 생활 동안 내겐 많은 일본인 선수들이 있었고 김하성도 있었다. 그들을 지켜본 내 눈에는 이정후가 얼마나 빨리 적응했고 편안함을 느끼는지가 보인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