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피폭되면 DNA 돌연변이 생긴다…국내 연구진이 첫 규명

머니투데이 박건희 기자 2024.02.15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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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연구팀이 방사선 피폭량에 비례해 증가하는 특정 패턴의 돌연변이들을 발견했다. 방사선량 1그레이(Gy)에 노출된 세포 1개마다 약 14개 내외의 돌연변이를 만들어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팀이 방사선 피폭량에 비례해 증가하는 특정 패턴의 돌연변이들을 발견했다. 방사선량 1그레이(Gy)에 노출된 세포 1개마다 약 14개 내외의 돌연변이를 만들어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암 조직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사용되는 치료용 방사선이 인체 내 세포에서 DNA 돌연변이를 만들어내며 방사선 피폭량에 비례해 돌연변이 수가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방사선 노출이 DNA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규명한 첫 연구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주영석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손태건 동남권 원자력의학원 박사, 김경수·장지현 서울대 의대 방사선종약학과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방사선이 인간 및 생쥐의 정상 세포에서 만들어내는 DNA 돌연변이의 특성을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셀 지노믹스'에 14일 온라인 게재됐다.

방사선 치료는 주요 암 치료 방법 중 하나다. 암 조직을 효과적으로 파괴하거나 성장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졌다. 다만 방사선이 실제 인체 내 세포에 유발하는 돌연변이의 종류와 개수에 대한 이해는 미흡한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방사선을 쬐어 세포에 돌연변이가 생기도록 유도했다. 생쥐와 사람의 위, 소장, 대장, 간, 유방, 폐, 췌장, 나팔관 등 다양한 장기에서 얻은 세포를 다양한 선량의 방사선에 노출했다. 각각 세포마다 유도된 돌연변이를 정밀하게 검출하기 위해 세포 하나하나를 오가노이드(인공장기) 세포 배양 기술을 응용해 증폭시켰다.

그 결과 총 200개 세포 유전체 서열에서 방사선 피폭량에 비례해 증가하는 특정 패턴의 돌연변이들을 발견했다. 방사선량 1그레이(Gy)에 노출된 세포 1개마다 약 14개 내외의 돌연변이를 만들어냈다. 국내 연간 평균 자연방사선 양은 3.08밀리시버트(mSV)다. 1Gy는 3.08mSV 정도의 자연방사선에 약 320년에 걸쳐 노출되는 양과 비슷하다.

방사선이 만들어내는 돌연변이 패턴은 다른 원인에 의한 돌연변이와는 달랐다. 주로 짧은 염기 결손, 소수 염색체 역위, 전위 및 다양한 복잡 구조의 변이들로 구성됐다. 방사선은 서로 다른 세포 종류에도 모두 비슷한 정도의 돌연변이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주영석 KAIST 교수는 "방사선이 우리 세포의 DNA를 얼마나,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첫 규명"이라고 설명했다. 손태건 박사는 "앞으로도 초저선량 및 초고선량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할 것"이라며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방사선 치료 기술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R&D사업, 서경배과학재단 신진과학자 연구지원 사업,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및 국제 연구비 휴먼 프론티어 사이언스 프로그램(HFSP)의 젊은 연구자 지원사업의 도움을 받아 수행됐다.

서울대학교 유전공학연구소, 영국 케임브리지 줄기세포 연구소, 오스트리아 분자생명공학연구소(IMBA) 및 카이스트 교원창업기업 지놈 인사이트의 연구자들도 참여했다.

주영석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사진=KAIST주영석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사진=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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