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평 16억, 이 값 아니면 안 팔아"…배짱 호가 나오는 이곳

머니투데이 김효정 기자 2024.02.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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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스1) 김영운 기자 = 스타필드 수원점이 정식 오픈을 한 26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스타필드 수원점을 찾은 시민들이 별마당 도서관을 둘러보고 있다. 2024.1.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수원=뉴스1) 김영운 기자 = 스타필드 수원점이 정식 오픈을 한 26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스타필드 수원점을 찾은 시민들이 별마당 도서관을 둘러보고 있다. 2024.1.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개장 이후 열흘간 90만명이 방문한 '스타필드 수원' 덕분에 인근 부동산 호가가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슬리퍼 차림으로 쇼핑이 가능한 이른바 '슬세권' 단지에서는 시세보다 6억원 높은 가격으로 매물을 내놓은 경우도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 수원시 '화서역파크푸르지오' 전용 84㎡는 최근 13억3000만원에 가계약이 체결됐다. 이 단지 최근 실거래가는 지난달 거래된 10억2000만원(39층), 최고가는 2021년 4월 거래된 12억6910만원(42층)이다. 거래가 이뤄질 경우 한 달 만에 3억1000만원 높은 가격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갱신하게 된다.



이 단지 전용 74㎡는 이미 지난달 10억1000만원(18층)에 거래되며 전고점을 뚫었다. 지난해 12월 9억4500만원(34층)에 거래된 지 한 달 만이다.

호가도 큰 폭으로 올랐다. 현재 이 단지 전용 84㎡ 호가는 13억원 선이다. 같은 평형을 16억5000만원에 내놓은 매도인도 있다. 해당 매도인은 이 가격을 맞출 때까지 팔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지 내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매수 문의가 많아 설 연휴에 근무한 공인중개사사무소들도 있다"며 "국평은 13억원대에 거래되고 있고 급매물은 11억원 안팎으로 나와 있지만 매매가가 더 오를 것으로 기대돼 가격 조정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단지가 주목받는 이유는 '스타필드 효과' 때문이다. 스타필드가 지역 명소로 자리매김하면서 유동 인구와 상주인구를 끌어들여 주변 시세가 오르는 현상이다. 스타필드 수원은 지난달 26일 개장 이후 열흘 만에 방문객 84만명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화서역파크푸르지오는 스타필드와 가장 가까운 신축 대단지 아파트다.

스타필드 효과는 과거에도 여러 곳에서 나타났다. 경기 하남시 '하남유니온시티 에일린의뜰'은 2015년 전용 84㎡ 기준 3억8000만~4억4000만원에 분양됐다. 그러나 이듬해 단지 바로 옆에 스타필드 하남이 개장하면서 2018년 매맷값이 7억5000만원으로 뛰었다. 하남의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은 2016년 1424만원에서 2017년 1640만원으로 올랐다.


스타필드 고양 인근도 마찬가지다. 경기 고양시 '동산마을호반베르디움22단지' 전용 84㎡ 매매가는 2015년까지 4억원대 후반을 유지하다가 스타필드 고양이 개장한 2017년 9월 5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스타필드 안성 인근 '평택용이푸르지오2차' 전용 84㎡도 줄곧 2억원대에 거래됐지만 스타필드가 개장한 2020년부터 3억원을 넘어섰다.

스타필드 효과가 입증되면서 복합쇼핑몰이 예정된 '몰세권' 단지의 집값 상승 기대감도 감지된다. 현재 인천 청라국제도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등에 스타필드와 롯데몰이 각각 예정돼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대규모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 유동 인구를 유입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주택과 상업용 지가를 상승시키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같은 쇼핑몰이라도 지역에 따라 효과가 다를 수 있는데 스타필드 수원 인근은 유동 인구가 거의 없던 지역이기 때문에 외부 인구를 유입하는 데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김 위원은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관망세가 장기화할 걸로 보여지기 때문에 스타필드 효과만으로 단기간에 오른 호가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걸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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