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거포' 장종훈-이대호가 입 모아 부활 기원... 한동희, 입대 전 증명할 일만 남았다

스타뉴스 양정웅 기자 2024.02.0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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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희. /사진=롯데 자이언츠한동희. /사진=롯데 자이언츠


"한동희도 좀 커야 되는데 아쉽죠."

최근 부산 기장군에서 열린 2024 KBO 넥스트 레벨(Next-Level) 제2차 트레이닝 캠프의 감독직을 맡은 장종훈(56) 전 한화 이글스 코치는 스타뉴스와 만나 우타 거포 유망주의 성장을 언급하며 몇몇 선수의 이름을 꺼냈다.

장 감독은 KBO 리그 역사에 남을 레전드 우타 거포였다. 1987년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에서 1군 데뷔한 그는 2005년 은퇴할 때까지 19시즌 동안 통산 1952경기에 출전, 타율 0.281(6292타수 1771안타) 340홈런 1145타점 1043득점 OPS 0.881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홈런왕 3연패(1990~1992년)를 이루는 등 거포로 이름을 날린 그는 2020년 최정(SSG)이 기록을 깰 때까지 우타자 통산 홈런 1위를 15년 동안이나 지켰다.



장 감독이 한화 후배이자 신인 시절 지도했던 노시환(24)을 빼놓을 수 없었다. 그동안 잠재력을 보여줬던 그는 지난해 대폭발하며 '유망주'라는 타이틀을 떼게 됐다. 지난 시즌 그는 131경기에서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 출루율 0.388, 장타율 0.541, OPS(출루율+장타율) 0.929를 기록했다. 생애 처음으로 홈런과 타점에서 1위를 차지했고, 특히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출전으로 10경기에 결장했음에도 리그 유일의 30홈런-100타점 타자가 됐다. 이에 시즌 후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3루수 부문을 수상했다. 장 감독은 "시환이한테 '등락폭만 줄이면 너는 이제 40홈런 이상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동희(오른쪽). /사진=롯데 자이언츠 한동희(오른쪽). /사진=롯데 자이언츠
그런데 장 감독이 노시환보다 먼저 이름을 꺼낸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한동희(25·롯데 자이언츠)였다. 과거 장 감독이 롯데 코치를 역임한 적은 있었지만, 한동희가 오기 1년 전인 2017년을 끝으로 팀을 나오면서 둘의 직접적인 인연은 없었다. 그럼에도 장 감독은 한동희를 제일 먼저 언급하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한동희는 지난 시즌 부침을 겪었다. 시즌 108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223(319타수 71안타) 5홈런 32타점 30득점 OPS 0.583의 성적에 머물렀다. 4월 한 달 동안 타율 0.169에 그치는 등 스타트가 좋지 않았고, 이후로도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따 놓은 당상'이라 여겼던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대표팀에도 탈락했다. 결국 병역특례를 받지 못한 한동희는 상무 야구단에 원서를 넣었고, 합격하면 올해 6월 입대 예정이다.

몇 년 동안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왔기에 한동희의 부진은 아쉬웠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2018년 롯데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한동희는 지난해까지 6시즌 동안 1군에서 647경기에 출전, 타율 0.262(2058타수 539안타), 75홈런 382타점 348득점, OPS 0.732(출루율 0.332, 장타율 0.400)의 성적을 기록했다. ''리틀 이대호'라는 별명과 함께 차세대 거포로 주목받았다.

데뷔 첫 시즌부터 1군에서 87경기에 나오며 많은 기회를 받은 한동희는 타율 0.232 4홈런 25타점 OPS 0.639의 성적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타율 0.203, OPS 0.554로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이듬해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 출전하며(135경기) 타율 0.278 17홈런 67타점 OPS 0.797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터트렸다. 이어 2021년에도 17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핫코너를 든든하게 지켰다.


2022년의 한동희. 2022년의 한동희.
이어 2022년에는 초반부터 대폭발했다. 4월 한 달 동안 24경기에서 타율 0.427 7홈런 22타점 OPS 1.249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고, 생애 첫 월간 MVP를 수상하는 영광도 안았다. 이대로라면 데뷔 첫 20홈런도 꿈이 아닐 수 있었다. 하지만 7월(타율 0.346)을 제외하면 월간 타율이 3할이 넘는 기간이 없었다. 금방이라도 밟을 것 같던 10홈런 고지도 전반기 막판(7월 6일 SSG전)에야 점령했다. 그래도 4월의 활약 덕분에 한동희는 12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7 14홈런 65타점 OPS 0.817을 기록, 생애 첫 3할 타율을 달성했다.

잠시 넘어졌던 한동희는 부활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를 각별하게 아낀 '레전드' 이대호의 도움 속에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를 찾아가 타격 수정에 나섰다. 이대호는 자신의 유튜브에서 한동희에 대해 "나는 쟤(한동희)를 의심해본 적이 없다. 무조건 잘할 거라 생각한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대호 역시 KBO에서만 374개의 홈런을 터트렸고, 2010년에는 유일무이한 타격 7관왕을 차지할 정도의 레전드 선수다.

올 시즌을 앞두고 부임한 김태형 신임 감독 역시 취임 당시 한동희에 대해 "본인도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올해보다는 잘하지 않겠나. 아무리 못해도 올해보다는 잘할 거라는 마인드로 하면 좋은 결과를 낼 것이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레전드 우타 거포들의 극찬을 연달아 받은 한동희. 2달 남짓한 시간 동안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며 가치를 이어갈 수 있을까.

한동희(왼쪽)와 이대호.한동희(왼쪽)와 이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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