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무죄 선고 다음날 해외 출장…중동·동남아 챙긴다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4.02.0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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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오후 5시 22분쯤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해외 출장 비행기 탑승을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 = 오진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오후 5시 22분쯤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해외 출장 비행기 탑승을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 = 오진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중동·동남아 출장을 떠났다. 전날(5일)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회계부정 혐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지 하루도 안 돼 글로벌 경영에 나선 것이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5시 22분쯤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출국했다. 회색 패딩 조끼와 양복을 입은 이 회장은 굳은 표정으로 차에서 내려 비행기로 향했다. 취재진의 "무죄 판결 직후 첫 해외 출장 소감이 어떠냐" "출장 목적이 무엇인가" 등의 질문에는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전세기를 타고 아랍에미리트(UAE)등 중동과 동남아 국가를 돌아볼 예정이다. 김원경 글로벌공공업무 실장(사장) 등 삼성 내 대외협력 전문가가 동행했다. 이 회장은 삼성의 해외 거점과 임직원, 시장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UAE에는 삼성물산의 한국 최초 해외 원전 프로젝트 공사현장이 있으며, 동남아시아에는 삼성SDI 말레이시아 법인,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 등이 있다.

이 회장은 삼성을 지휘하기 시작한 2014년부터 매년 명절마다 해외 사업장을 방문하고,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해 왔다.



그러나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회계부정 혐의로 매주 목요일마다 95회 법정에 출석하면서 출국에 제동이 걸렸다. 대통령 해외 순방이나 출장 등 부득이한 경우에도 법원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야 했다.

재계는 3년 5개월간 재판으로 제약이 걸렸던 이 회장의 글로벌 경영 행보가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검찰의 항소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사법 리스크를 일부나마 벗어던지면서 이 회장 특유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주·고객사 확보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회장은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부총리 겸 대통령실 장관,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등 중동 유력 인사와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판결 하루 만에 해외 출장을 떠나는 것은 글로벌 경영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라며 "최근 글로벌 경영 위기가 심화하는 만큼 해외 시장을 점검하고 삼성의 향후 전략을 검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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