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CI
글로벌 직구 플랫폼 큐텐 역시 이미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를 인수한 상황에서 11번가까지 인수할 경우 산술적으로만 본다면 오픈마켓 시장 점유율이 21.1%(2022년 공정위 기준) 오르게 돼 쿠팡까지 제치고 네이버에 이은 e커머스 시장 2위로 뛰어오를 수 있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가 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를 발표하고 있다. 2023.1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하지만 알리바바와 큐텐 모두 11번가 인수에 응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알리바바의 경우 국내 기업을 인수하면 우리 정부의 각종 규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특히 품질 논란과 가품 논란, 소비자 보호 이슈 등의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정부의 규제의 틀 속으로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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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해외기업이라는 명목으로 알리익스프레스의 매출조차 제대로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한국 기업을 인수할 경우 한국 정부의 요청에 응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쇼핑, 쿠팡 등에서 독립을 꿰하는 제조업체들이 이미 알리익스프레스와 판매제휴를 맺고 있어 11번가 인수 없이도 알리익스프레스가 상품 확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는 지난해말까지는 11번가 인수에는 선을 그은 상황이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는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11번가 인수와 관련한 아무런 계획도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큐텐 역시 당장 인수협상에 응하기는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우선 자금확보가 쉽지 않다. 매각가격이 작년 대비 크게 낮아졌어도 11번가의 FI가 투자금 회수를 목표로 하는 매각이어서 지난해 인수협상 때 처럼 지분교환을 제안할 수 없기 때문이다.
11번가에 대한 구조조정 문제도 인수의 걸림돌로 평가받는다. 11번가는 지난해 인수협상 결렬이후 희망퇴직을 진행했는데 이 기간 퇴직한 직원의 수는 1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11번가가 대기업 SK가 운영하는 업체였기 때문에 다른 e커머스 업계 대비 복지와 처우가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며 "매각 전에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매수자에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11번가가 적자고리를 끊어내고 흑자로 전환하지 않는 이상 시간이 지날수록 11번가의 기업가치는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11번가 입장에서도 매각이 장기화되면 내부 동요를 피할 수 없고 성장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어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