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리스오피스 직원이 직접 구매한 '비전프로'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폴라리스오피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출시된 애플의 MR(혼합현실)헤드셋 '비전프로'. LA(로스앤젤레스) 애플 스토어를 직접 방문해 제품을 픽업한 국내 기업 '폴라리스오피스'의 개발자 오웬(조기현·시니어)과 루카(송정훈·주니어)는 비전프로 사용감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애플이 처음 도전한 폼팩터(기기 형태) 비전프로는 애플답지 못한 단점들이 곳곳에서 발견됐지만, 애플의 미래 기술이 집적된 역대급 제품으로서 '공간 컴퓨팅'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기엔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비전프로'로 패스스루를 실행한 홈화면. /사진=애플
오웬은 "패스스루의 화질은 예상했던 것보다 좋고 위화감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다"면서도 "다만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를 통해 보기 때문에 조금 흔들리거나 뿌옇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용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오래 이용하면 눈이 피로하고, 어지러움도 약간 느꼈다"고 말했다.
폴라리스오피스 직원이 픽업한 '비전프로' 패키지와 별도로 구매한 '비전프로' 휴대용 가방. /사진=폴라리스오피스
다만 '비싼 가격'은 떨쳐낼 수 없는 단점이다. 비전프로의 가격은 3499달러(약 468만원)부터다. 아이폰 4개(아이폰15 기본 모델 799달러 기준)를 살 수 있는 가격이며, 메타퀘스트3(499달러)보다 약 7배 비싸다. 일반인이 선뜻 구매하기 힘든 가격대다. 애플 프리미엄의 '끝판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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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비전프로만의 킬러 앱이 있으면 납득이 갈 수 있지만, 현재로선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루카는 "확실히 비전프로만을 위해 개발된 콘텐츠가 많지 않다"며 "일반인들이 편하게 사용할 만한 앱은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등 주요 앱도 지원하지 않는다.
애플 '비전프로'. /사진=폴라리스오피스
애플이 비전프로에서 야심 차게 지원한 '페르소나' 기능은 다소 부자연스럽다는 반응이다. 페르소나는 통화 중인 다른 사람들이 비전프로를 착용한 사용자의 표정과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기능이다. 오웬은 "머리 스타일과 표정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구현해 놀랍다"면서도 "실제 모습과 비교해 코와 눈, 입이 과도하게 삐뚤어지거나 늙게 표현된다"고 지적했다.
폴라리스오피스 직원이 '비전프로'로 자신의 페르소나를 구현한 모습. /사진=폴라리스오피스
애플의 MR헤드셋 참전으로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지만, 대중화를 위해서는 경량화와 콘텐츠 확보 그리고 무엇보다 가격 허들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총평이다. 애플의 혁신 경험이 필요한 이용자들에겐 분명 훌륭한 선택지가 될 수 있지만, 헤드셋 구매에 500만원을 선뜻 지불할 일반 소비자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폴라리스오피스 직원이 직접 구매한 '비전프로'. /사진=폴라리스오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