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왼쪽)과 손흥민이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 호주와 대한민국의 경기, 연장 승부 끝에 2-1로 승리를 거두며 4강에 진출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한민국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가운데)이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 호주와 대한민국의 경기, 연장 승부 끝에 2-1로 승리를 거두며 4강에 진출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일본 매체 닛칸 스포츠는 3일(한국시간) "한국이 연장전에서 터진 손흥민의 프리킥 골로 호주를 꺾고 아시안컵 4강 진출을 확정했다"며 "한국이 이번 대회 후반 추가시간에 득점한 건 요르단과 조별리그 1차전,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3차전,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클린스만 감독이 주입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게르만 정신'이 아시아의 호랑이(한국)에 깃들어 있다"고 극찬했다.
이번에도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42분 황인범이 한국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패스 미스를 한 것이 실점으로 연결됐다. 공을 빼앗은 호주는 곧바로 공격을 시도했다. 이어 호주 공격수 크레이그 굿윈(알와다)이 크로스를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호주 공격수들에게 찬스를 내줬다. 중원이 실종된 탓이 컸다. 호주 선수들은 자신의 진영에서 한국 페널티박스까지 별다른 체력 소모 없이 너무나 쉽게 올라와 일대일 찬스를 만들었다.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 호주 선수들의 아쉬운 골 결정력이 아니었다면 얼마든지 3대0, 4대0이 될 수 있는 경기 내용이었다.
이강인(오른쪽)이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 호주와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슈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손흥민(오른쪽)이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 호주와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종료 직전 페널티킥을 얻어내고 도움을 받고 있다. /AFPBBNews=뉴스1
아예 전술이 없다고 보는 쪽이 맞았다. 철저히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등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경기를 보여줬다. 손흥민과 황희찬이 돌파를 하거나 이강인이 킬패스로 활로를 뚫었다. 특히 이강인은 코너킥 등 세트피스까지 전담하면서 한국의 에이스 역할을 제대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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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동점에 이은 역전골도 선수 개인의 역량에서 비롯됐다. 후반 종료 직전 손흥민이 왼쪽에서 돌파를 시도하다 호주 선수의 태클에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그 기회를 황희찬이 극적으로 성공시키면서 한국은 2경기 연속 연장 혈투에 접어들었다. 연장 전반 14분 무렵에는 황희찬이 호주 페널티킥 박스 왼쪽 바로 바깥에서 얻어낸 기회를 손흥민이 총알 같은 프리킥 골로 2대1 역전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클린스만 감독에게 내릴 수 있는 긍정적인 평가는 A매치 경험이 1경기에 불과한 양현준을 후반 40분 오른쪽 윙백 김태환과 교체 투입한 것이었다. 양현준은 다소 낯선 포지션에 들어갔음에도 오른쪽 라인을 모두 커버하는 왕성한 활동량으로 대표팀의 활력소가 됐다.
양현준이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 호주와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드리블 돌파하고 있다. /사진=뉴스1
손흥민(가운데)이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 호주와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프리킥 결승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오른쪽 하단은 기뻐하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AFPBBNews=뉴스1
결과만 놓고 보면 클린스만 감독의 리더십이 통한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한국은 클린스만 감독이 없던 시절에도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독일전, 2022년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포르투갈전에서도 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로 승리를 따낸 팀이었다. 더욱이 이번 대회 극적인 골로 무승부를 일궈낸 요르단(87위), 말레이시아(130위), 사우디아라비아(56위) 모두 한국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팀이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한국은 오는 7일 오전 0시 조별리그에서 2대2 무승부를 거뒀던 요르단을 다시 만나 결승 진출을 다툰다. 한국의 축구팬들은 독일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게르만 정신'이 아닌 압박 축구가 탄생한 독일의 전술을 보고 싶어 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남은 경기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대한민국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가운데)이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 호주와 대한민국의 경기, 연장 승부 끝에 2-1로 승리를 거두며 4강에 진출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한민국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가운데).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