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벌써 3만명 짐 쌌다…'주가 90% 폭락' 미국 IT 해고 칼바람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4.02.0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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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3만명 해고…"팬데믹 과잉 고용 여파+AI 기술 도입으로 감원 계속될 듯"

/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정보기술(IT)업계의 감원 칼바람이 거세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이뤄진 과잉 고용의 여파가 여전한 상황에서 인공지능(AI)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이 대량 해고로 이어지고 있다.

IT업계 감원 추적 사이트 레이오프(Layoffs)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기준 올해 들어 벌써 112개 기업에서 2만9995명이 해고 통보를 받았다. 미국의 대표 IT 대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구글 모회사), 아마존, 페이팔은 앞서 수백~수천 명을 해고했다.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은 이날 전체 직원의 2%인 약 150명에 대한 해고 계획을 밝혔다. 줌의 해고는 지난해 2월 이후 1년 만이다. 당시 회사는 경기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전체 직원의 15% 약 1300명을 해고한 바 있다. 줌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회의, 재택근무 등이 늘면서 급성장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중단하면서 줌의 성장세도 멈췄다. 주가는 1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64.85달러(약 8만5933원)로 올해만 10%, 2020년 10월 사상 최고치(599달러) 대비 약 90%가 빠졌다.

줌 대변인은 이번 해고가 경기 불확실성보다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 집중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정기적으로 팀을 평가해 (사업) 전략에 부합하는지 확인한다"며 "이런 노력의 하나로 우리는 역량을 추가하고 미래를 위한 핵심 영역에서 계속 (근로자를) 채용하기 위해 역할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감원 배경을 설명했다. 익명을 요청한 회사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이번 감원은 회사 전체에 걸친 것이 아니"라며 "올해에는 AI, 영업, 엔지니어링 등 분야에서 인력을 계속 충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정보기술(IT) 업계 감원 추적 사이트 레이오프(Layoffs) /사진=정보기술(IT) 업계 감원 추적 사이트 레이오프(Layoffs)
소프트웨어업체 옥타(Okta)는 전체 직원의 7%인 약 400명을 해고한다. 토드 맥키넌 옥타 CEO는 이날 성명에서 "(지출) 비용이 여전히 너무 높다. 회사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어디에 투자할지 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며 감원 소식을 알렸다. 옥타의 감원 역시 지난해 2월 이후 1년 만이다. 당시 맥키넌 CEO는 팬데믹 기간의 과잉 고용으로 인해 회사의 인력 규모가 지속 불가능한 수준에 달했다며 직원 300명을 해고했다.

미국 뉴욕대의 안나 타비스 인적자본관리 교수는 "팬데믹 기간 과잉 고용에 대한 여파가 아직 뚜렷하게 남아있다. 모든 산업이 효율성, 비용 절감, 기술 포트폴리오 합리화를 위해 계속해서 인력 수준을 '적정 규모'로 조정할 것"이라며 IT를 비롯해 전 산업에서의 추가 해고 소식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AI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AI가 인건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며 회사 경영진 사이에 AI 도입으로 인한 잠재적인 인건비 효율성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앞서 외신은 AI가 알파벳의 광고 영업 업무를 대체하면서 관련 직원 수백명이 해고됐다고 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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