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日당국 '승인'…美·EU 심사만 남아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2024.01.3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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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보잉787-9. /사진=대한항공 제공대한항공 보잉787-9. /사진=대한항공 제공


일본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조건부 승인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일본 경쟁당국의 심사도 넘으면서 인수합병 절차는 사실상 마지막 단계를 남기게 됐다.

대한항공은 "필수 신고국가인 일본 경쟁당국인 공정취인위원회(JFTC, Japan Fair Trade Commission)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된 기업결합 승인을 득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로써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하는 14개국 중 미국과 EU를 제외한 12개국에서 승인을 완료하게 됐다.



앞서 두 회사의 합병신고서를 받은 일본 경쟁당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까지 결합할 경우 한-일노선에서 시장점유율이 증가해 경쟁제한 우려가 있는 노선들에 대한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대한항공은 2021년 1월 일본 경쟁당국에 설명자료, 같은해 8월 신고서 초안을 제출한 뒤 시정조치를 사전 협의해왔다.

대한항공은 일본 경쟁당국과 면밀한 협의를 거쳐 결합할 항공사들의 운항이 겹쳤던 한-일 여객노선 12개 중 경쟁제한 우려가 없는 5개 노선은 논의 대상에서 제외했다. 서울 4개노선(서울-오사카·삿포로·나고야·후쿠오카)과 부산 3개노선(부산-오사카·삿포로·후쿠오카)의 경우 국적 저비용 항공사를 비롯해 진입항공사(Remedy Taker)들이 해당 구간 운항을 위해 요청할 경우 슬롯을 일부 양도하기로 했다.



일본 경쟁당국은 한일 화물노선에 대해서도 경쟁제한 우려를 표명했지만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사업 부문의 매각 결정에 따라 '일본발 한국행 일부 노선에 대한 화물공급 사용계약 체결'(BSA, Block Space Agreement)외에는 별다른 시정조치를 요구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사업 부문의 매각은 남아 있는 모든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고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에 진행된다.

대한항공은 이번 일본 경쟁당국의 승인을 기점으로 EU, 미국 경쟁당국과의 협의에 박차를 가해, 조속한 시일 내에 기업결합 심사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EU 경쟁당국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할 방침을 세운것으로 알려졌다. EU는 애초 지정한 심사 마감 기한인 오는 2월 14일 전에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은 상반기 중 합병에 대한 입장을 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과 EU에 이어 미국 당국의 승인이 날 경우 올해 하반기 중 3년간 이어온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작업은 마무리된다. 합병이 성사되면 20조원 규모 매출을 내는 글로벌 10위권의 메가캐리어(초대형 항공사)가 출범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본은 한국과 동북아 허브 공항 지위을 두고 주도권 경쟁을 벌이면서도 기업결합을 승인했다"며 "일본의 승인이 다른 필수 신고국가의 승인보다도 큰 의미를 가진다고 보고 있고 미국과 EU의 승인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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