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성명서, 이 표현 사라지면 금리 인하 임박[오미주]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4.01.3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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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30일(현지시간)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었다.

결과는 31일 오후 2시(한국시간 2월1일 새벽 4시)에 발표되고 뒤이어 오후 2시30분부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갖는다.

연준은 지난해 7월에 마지막으로 금리를 올린 뒤 9월, 10~11월, 12월 FOMC에서 3번 연속 금리를 5.25~5.5%로 동결했다. 이번 FOMC에서는 금리가 4번 연속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FOMC에서는 금리가 동결될 것이 거의 확실시되는데다 연준의 경제전망요약(SEP)도 발표되지 않는다. 따라서 관심은 오로지 FOMC 성명서 문구와 파월 의장의 발언에서 향후 금리 인하 시점을 예측하는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FOMC 성명서, 이 표현 사라지면 금리 인하 임박[오미주]


성명서에서 이 문구 사라질까
FOMC 성명서에서 가장 주목되는 문구는 "인플레이션을 장기간에 걸쳐 2%로 되돌리기 위해 적절할 수도 있는 추가적인 정책 강화의 폭을 결정함에 있어서"란 표현이다.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정책 강화"라는 표현이 삭제된다면 연준이 금리 인하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신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꾸준히 성명서에 포함된 "추가적인 정책 강화"란 문구는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릴 의지를 갖고 있음을 드러내 왔다.

CNBC는 이 문장이 성명서에서 사라지면 향후 금리 인하의 문이 열렸음을 알리는 신호가 되고 이 문장이 그대로 유지되면 연준이 아직 인플레이션 하락세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이치뱅크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매튜 루제티는 CNBC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FOMC에서 연준 위원들은 추가 금리 인상을 기본적인 결과로 상정하지 않았고 대신 금리 인하에 대한 토론을 시작했다"며 "따라서 명시적인 긴축 편향을 드러내는 문구를 성명서에서 삭제하는 것은 연준이 금리를 언제 인하할지 좀더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이자 오는 3월 금리 인하의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한 전제조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3% 하회한 PCE 물가상승률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몇 주일 전만해도 3월 금리 인하 전망은 거의 90%에 육박했다. 하지만 연준 위원들이 잇달아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하는 의견을 밝히면서 3월 금리 인하 기대는 현재 43%대까지 낮아졌다.

다만 지난 26일에 발표된 지난해 1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년비 2.9% 오르는데 그친 것에 대해선 아직 어떤 연준 위원도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의 전년비 상승률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치 2%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지표다. 전년비 근원 PCE 물가상승률이 3% 밑으로 떨어지기는 2021년 3월 이후 2년9개월만에 처음이다.

연준이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경제전망요약(SEP)에서 연준 위원들이 예상한 올해 말 근원 PCE 물가상승률의 중앙값은 3.2%였다.

현재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예상보다 더 빠르게 내려가고 있는데 대해 파월 의장이 어떤 평가를 내리고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할지 주목된다.

올라가는 실질 금리
연방기금 금리가 5.25~5.5%로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지속되면 명목 금리에서 인플레이션을 뺀 실질 금리가 계속 올라가면서 경제를 필요 이상으로 제약하게 된다.

지난해 12월 근원 PCE 물가상승률을 기준으로 한 실질 금리는 2.4% 남짓이다. 연준이 장기적인 실질 금리를 0.5%로 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는 연준이 적절한 시점에 연방기금 금리를 하향 조정하지 않으면 너무 높은 금리로 인해 경제 위축이 초래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이 어떤 입장을 밝힐 것인지도 주요 관심사다.

선택 폭 넓히려 모호한 태도?
파월 의장은 지난해 12월 FOMC 기자회견에서 예상보다 비둘기적인 태도로 시장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예일대 경영대학원 재무학 교수인 빌 잉글리쉬는 이번에는 파월 의장이 다소 모호한 태도를 취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CNBC에 "연준이 지금 가장 원하는 것은 선택의 여지를 넓게 만드는 것"이라며 "이는 현 시점에서 적절한 정책 스탠스를 결정해 나가고 있다는 식으로 모호한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것도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아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려 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하지만 성명서에서 "추가적인 정책 강화"라는 표현은 삭제될 것으로 전망했다. 잉글리쉬는 "이 표현은 사실상 앞으로 금리를 인하하기보다는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인데 연준도 이것이 진실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그들이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한다면 3월에라도 금리를 인하할 수 있도록 대비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예상보다 강한 경제 고려할 것
CME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올해 0.25%포인트씩 5~6번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에 공개된 연준 위원들의 올해 금리 전망치 중앙값은 0.25%포인트씩 3번의 금리 인하였다.

이에대해 데이터트랙 리서치의 공동 설립자인 니콜라스 콜래스는 지난 29일 보고서에서 연준이 1980년대 이후 경기 침체가 없는 상황에서 금리 선물 트레이더들이 예상했던 것만큼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한 사례는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경제는 예상 이상으로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PD) 성장률은 연율 3.3%로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 2.0%를 웃돌았다.

이 때문에 연준은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는 인플레이션과 예상보다 좋은 경제 사이에서 통화정책의 균형을 잡으려 고심할 수 밖에 없어 과감한 속도의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골드만삭스, 금리 인하 5번 예상
반면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이제는 철 지난 긴축 편향적 표현을 (성명서에서) 제거하고" 3월 금리 인하를 위한 무대를 마련한 뒤 올해 금리를 5번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성명서에서 "추가적인 긴축 강화"란 문구를 없애는 대신 지난해 12월 FOMC 의사록에 포함됐던 내용인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를 향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 확실해질 때까지 정책이 제약적인 스탠스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는 표현을 넣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경제 제약적 스탠스와 금리 인하는 별개라며 실질 금리가 현재 장기적인 수준인 0.5%보다 크게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를 인하해도 경제 제약적인 스탠스가 유지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편, 투자자들은 연준이 2022년 중반부터 계속해온 양적 긴축(QT)의 규모를 축소할지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연준은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만기 연장하지 않고 상환 받아 보유 채권의 규모를 줄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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