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사진=카카오
자율경영시대의 끝을 알리는 신호탄SM엔터 감사는 다시 경영 전면에 등판한 김범수 창업자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지난 2일 CA(Corporate Alignment)협의체 개편을 위해 주요 계열사 CEO들과 회의를 갖고, 새 CA협의체가 앞으로 그룹 차원의 리스크를 통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동안 여러 계열사에서 산발적으로 처리되던 리스크에 카카오 이사회가 개입해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계열사 리스크가 그룹 차원으로 확산하는 걸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특히 SM엔터는 인수 과정에서의 시세조종 혐의로 법정 다툼을 이어가는 곳이기에, 그 이외의 잡음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의 '중앙집권체제' 전환 이후 첫 감사인 만큼 그룹 내 후폭풍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 /사진=카카오페이
SM엔터 경영진의 불투명한 투자 금액은 22억원에 불과하다. 연매출 1조원을 향해 달려가는 SM엔터 입장에서는 작은 규모다. 하지만 카카오에서는 이번 감사를 통해 더 이상의 모럴 해저드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재무 감사가 끝난 뒤 이어질 조직 감사에서는 현 경영진을 대거 교체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SM엔터 재매각 대비
주가 시세조종 관여 의혹이 제기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지난해 10월 18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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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반드시' 팔아야 하는 카카오와, SM엔터 지분을 노리는 하이브 (193,900원 ▼100 -0.05%) 등 잠재적 인수 후보군 사이에서 적정가에 대한 시각차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카카오가 불리한 상황에 부닥친 만큼 여러 가지 문제를 들며 가격 조정을 시도할 여지가 있다. 이번 SM엔터에 대한 선제적 감사는 이 같은 분쟁의 씨앗을 사전 차단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다만 카카오 관계자는 "이번 감사는 카카오의 연결재무제표 감사보고서 작성에 필요해 진행하는 것이고, SM이 본사와 사전 상의 없이 진행한 투자 건의 적정성에 대해 자료 제출 요구 및 조사를 진행 중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카카오는 29일 해명 공시를 통해 "당사의 SM엔터테인먼트 매각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