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교육업체가 대학 합격시 수강료를 환급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환급 대상 대학에서 여대만 제외됐다. /사진=독자제공
23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입시교육업체 A사는 2022년 말부터 주요 대학 22개교 중 한 곳에 진학하면 인터넷 강의 수강료를 전액 환급해주는 상품을 출시했다. 합격생이 대학 입학 증명서를 인터넷 사이트에서 인증하면 수강료를 되돌려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수험생들 사이에서 이 같은 환급 상품은 일종의 '합격 장학금'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해 A사 외에도 대부분의 인터넷 강의 사이트에서 환급 이벤트 상품을 출시했다. 그러나 이 중 여대가 제외된 곳은 A사가 유일했다.
서울 소재 여대에 재학 중인 한모씨(21)는 "차별이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납득되는 설명이 없으니 차별로 느껴진다"며 "똑같이 공부했는데 여대라는 이유로 환급 대상에 빠진다면 수험생들이 앞으로 여대에 지원하기 망설여질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소재 대학교에 다니는 남학생 김모씨(24)는 "차별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왜 여대가 빠졌는지는 궁금하다. 환급 이벤트에 포함되는 학교 기준을 명확하게 공개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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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A사 측은 의도적으로 여대를 제외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A사 관계자는 "내부 데이터에 따라 환급 대상 대학교를 선정했을 뿐"이라며 "여대라도 의대, 약대에 진학하면 환급 가능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선정 기준을 밝힐 수는 없으나 다음부터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세심하게 신경쓰겠다"고 했다.
한편 수강료 환급 제도가 대학 서열화를 심화시킨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과거 비슷한 제도를 이용했다는 대학생 이모씨(23)는 "운 좋게 환급 받을 수 있어서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사교육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며 "대학에 서열을 매기고 주요 대학에 입학을 못하면 환급 신청도 할 수 없다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