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동맹은 특정 항로 내 선사간 과잉 경쟁을 피하기 위해 운임·영업조건 등을 합의하는 일종의 해운 카르텔이다. 각 선사들은 보유 선박의 일부를 동맹 서비스 전용으로 활용해 화주 확보를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다. 자사 선박이 다니지 않는 항로의 운송 요청을 동맹 서비스를 통해 해결하는 식이다.
HMM이 속해있는 디얼라이언스는 하파그로이드의 탈퇴 선언으로 유지가 어려워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프랑스 해운 조사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현재 해운동맹 '2M'은 시장 점유율이 34.2%에 달한다. 오션얼라이언스(프랑스 CMA-CGM, 중국 코스코, 대만 에버그린)가 29.1%고, 디얼라이언스(하파그로이드, 일본 원, 대만 양밍, HMM)가 18.4%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하파그로이드의 탈퇴 이후 다른 동맹의 변화가 없다면 오션얼라이언스(29.3%), 제미니(21.5%), MSC(19.8%, 단독 선사), 디얼라이언스(11.4%) 순으로 재편된다. 디얼라이언스에는 아시아 해운사만 남는다.
이같은 상황에서 HMM은 '(하파그로이드가 탈퇴하는)내년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고 디얼라이언스 체제 안에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HMM이 과거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외부 상황에 대한 인식이 안일하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매각절차가 진행 중이고 이를 놓고 노조와의 갈등마저 불거지는 등 내부 상황도 혼란해 이같은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영국의 해운전문지 로이즈리스트는 "해운동맹 재설정으로 동맹에 남는 해운사들이 큰 혼란에 빠졌으며 비상이 걸렸다"고 했다. 이번 해운사간 합종연횡에 HMM이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향후 10년을 좌우한다. 해운업계의 우려를 HMM이 흘려듣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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