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수소 입찰'에 사활 거는 기업들…SK, 한화, 두산 등 뛰어든다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24.01.19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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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수소 입찰'에 사활 거는 기업들…SK, 한화, 두산 등 뛰어든다


주요 대기업들이 '청정수소 발전소' 사업자 입찰에 대거 참가한다. 대기업들은 미래 수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중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18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SK, 한화, 두산 등 대기업들은 올해 열릴 청정수소 발전 입찰을 준비중이다. 정부는 올해 3500GWh(상업운전 2027년), 내년 3000GWh(2028년) 규모의 수소 발전 용량을 구매한다는 계획이다. 청정수소 발전 입찰시장을 개설하는 것은 전 세계에서 최초다.



청정수소는 가스에서 탄소포집하는 과정을 통해 만드는 블루수소, 풍력·태양광 등으로 물을 분해해 만드는 그린수소를 의미한다. 정부는 지난해 일반수소(개질수소와 부생수소) 입찰을 처음 개시한 데 이어 올해 청정수소까지 문을 여는 셈이다. 수소 연료의 지향점이 무탄소를 달성할 수 있는 청정수소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적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입찰규모도 일반수소는 연 1300GWh 수준으로 청정수소의 3분의 1 수준이다. 정부는 이 비중 역시 계속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청정수소 입찰시장에 참여할 기업으로는 SK E&S가 우선 거론된다. 호주 바로사 가스전에서 확보한 '저탄소 LNG(액화천연가스)'를 국내로 들여와 탄소포집을 통해 2026년부터 연 25만톤 규모의 블루수소를 만들 계획이다. 여기서 5만톤은 액화수소로 모빌리티에 공급하고, 나머지 20만톤은 발전용으로 쓴다. 최근 바로사 프로젝트의 발목을 잡던 원주민과의 소송에서도 승소하며 차질없는 사업추진이 가능해졌다.



한화그룹도 나설 채비를 마쳤다. 한화임팩트와 한화파워시스템은 실증 사업을 통해 지난달 100% 수소 연료만으로 작동하는 수소터빈(80MW 중대형급)을 가동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4월 수소 혼소율 60% 발전 실증에 성공한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공기 중에서 유입된 이산화탄소를 제외하고, 연소 중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0'이었다.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별도의 저감 장치 없이 9ppm 이하로 확인됐다.
한화임팩트 대산사업장 내 위치한 수소터빈 실증 현장/사진제공=한화임팩트한화임팩트 대산사업장 내 위치한 수소터빈 실증 현장/사진제공=한화임팩트
국내 유력 수소연료전지 사업자인 두산퓨얼셀도 청정수소 입찰시장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청정수소 시장 선점을 위해 연료전지에 수소를 직접 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상용화하기도 했다. 지난해 상반기 일반수소 발전 입찰시장에서 80% 가까운 점유율을 확보하며 노하우 역시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청정수소 기술을 가진 기업들간의 합종연횡 역시 예상된다. 지난해 상반기 일반수소 발전 입찰에서는 롯데SK에너루트가 낙찰자로 최종 선정됐었다. 롯데케미칼(45%)과 SK가스(45%), 에어리퀴드코리아(10%)의 합작 컨소시엄이다. 20MW급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내에 설치하고, 롯데 화학군과 SK가스 계열사로부터 부생수소를 공급받는 구조다.

입찰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기업들에게도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청정수소 발전은 수소를 가장 많이 소비할 수 있는 사업으로 손꼽힌다. 수소 생태계가 급격하게 확장하는 것에 대한 일종의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청정수소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한 기업의 관계자는 "수소 발전 시장이 본격 열리면, 수소에 대한 수요도 늘 수밖에 없다"며 "청정수소 사업권을 따낸 곳을 향한 납품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탄소포집과 친환경 에너지원을 활용해 만든 청정수소가 명실공히 하나의 전력공급원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원만한 시장 진입과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각 기업이 공을 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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