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후티 군 '특별 테러단체' 지정…후티 "상선 공격 계속할 것"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2024.01.18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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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후티, 스스로 행동에 책임져야 할 것"

후티 군 무장경찰이 지난 14일 예멘 사나에서 열린 반(反)미 집회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로이터=뉴스1후티 군 무장경찰이 지난 14일 예멘 사나에서 열린 반(反)미 집회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로이터=뉴스1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홍해상에서 상선을 공격 중인 후티 군을 특별지정 테러단체(SDGT)로 지정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후티군 자금모집 위한 금융시장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며 후티군을 SDGT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후티는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며 "홍해와 아덴만 인근에서 공격행위를 중단한다면 이번 SDGT 지정을 재고할 수 있다"고 했다.



SDGT로 지정되면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제재 명단에 올라간다. SDGT 지정단체가 미국 시민 또는 미국 국적의 법인체를 통해 자산을 거래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로이터는 "(바이든 행정부가) 후티 군을 '외국 테러단체'(FTO)로 지정하지는 않았다"면서 "FTO로 지정되면 자동적으로 여행금지국가로 지정되며 SDGT 지정보다 강력한 제재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SDGT는 거래 행위를 차단할 뿐 물질적 지원까지 금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FTO로 지정되면 지정단체를 물질적 지원하는 것도 금지된다.



로이터는 후티 군을 FTO가 아닌 SDGT로 지정한 조치는 예멘 내 국제단체 구호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후티 군은 SDGT 지정과 상관없이 계속 이스라엘로 향하는 상선과 미국 국적 선박을 공격할 것이라고 로이터에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 후티 군을 SDGT와 FTO로 동시 지정한 바 있다. 유엔, 국제구호단체들은 예멘에 구호물자를 공급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고,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2월 "예멘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고려했다"며 SDGT와 FTO 지정을 모두 철회했다.

후티 군은 팔레스타인과 연대해 이스라엘에 맞서겠다면서 수에즈 운하로 통하는 홍해 길목 지점에서 상선들을 공격 중이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세계 해운 운송량의 20%가 타격을 입었다며 후티 군의 공격 행위를 규탄한 바 있다.


미국은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창설해 홍해상에서 다국적 군과 함께 상선 보호에 나섰다. 또 지난 12일에는 영국과 협력해 예멘 본토를 공습했다. 러시아는 미국이 예멘을 공습한 것은 유엔 헌장 위반이라며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이슬람 양대축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은 각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예멘 주권 침해"라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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