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불구 최대 실적' 오상헬스케어…IPO로 脫코로나 과제 풀까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4.01.15 14:58
글자크기

진단업체 실적 하락세 속 홀로 고공행진…자가진단키트 美 대규모 수주 효과
"자체 영업 네트워크 효과 톡톡…허가 앞둔 콤보키트도 가치 부각 자신"

'엔데믹 불구 최대 실적' 오상헬스케어…IPO로 脫코로나 과제 풀까


오상헬스케어가 재도전 끝에 본격적인 기업공개(IPO)에 절차에 돌입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폭발적 미국향 매출을 앞세워 코로나19(COVID-19) 엔데믹에도 불구, 사상 최대 실적을 확정했다. 다만 진단업체 취약점으로 꼽히는 코로나19 관련 매출 의존도는 높은 상태다. 회사는 상장을 기점으로 신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 큰 폭의 코로나19 관련 매출 비중 축소를 자신하고 있다.

15일 오상헬스케어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11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 코스닥 시장 상장에 시동을 걸었다. 내달 15일부터 5일간 국내외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진행 후, 26~27일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모 주식수는 총 99만주며, 희망 공모가는 1만3000~1만5000원이다. 오상헬스케어가 코스닥 상장에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앞서 지난 2021년 상장에 도전했지만, 거래소로부터 미승인 통보를 받으며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상장예심 승인을 받으며 재도전에 성공했다.



오상헬스케어의 차별점은 진단키트업체임에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국내 대다수 진단업체들이 엔데믹 이후 실적이 큰 폭으로 꺾인 것과 상반된다. 회사는 지난 2020년 분자진단 시약을 앞세워 매출액 25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매출액 573억원 대비 4배 이상 껑충 뛴 수치다. 다만 이듬해 코로나19 관련 시장이 자가진단키트로 무게중심을 이동하며 매출액이 1323억원으로 주저앉았다.

하지만 2022년 면역진단방식의 자가진단키트 출시에 성공하면서 2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액을 거둬들이는 반등에 성공했다. 이어 2022년 말 미국 정부로부터 대규모(1억개) 수주에 성공한 자가진단키트 효과에 지난해 3분기 누적 341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전체 매출액 대비 76% 증가는 물론, 2020년 실적을 훌쩍 뛰어넘는 실적이다.



오상헬스케어 관계자는 "다른 진단키트 업체들이 미국 판매를 위해 파트너사와 손잡은 것과 달리 현지 법인을 활용한 누적된 영업망과 인프라 기반 직접 영업이 빛을 발했다"며 "현지 인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콤보키트(코로나19·인플루엔자) 역시 차별화된 네트워크를 통해 대량 수주에 성공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공모 자금 10배 넘는 현금성 자산 보유…적극적 지분투자 통한 신사업 진출 모색
높은 코로나19 관련 매출 비중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지난 2020년 전체 매출의 77%를 차지했던 관련 비중은 2022년 70% 수준으로 줄었지만, 지난해 다시 85%를 넘어섰다. 역대급 실적에도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뒤따르는 이유다. 이에 회사는 기존 주력 사업인 혈당측정기 신제품 개발을 비롯해 신규 생화학 측정기, 형광 기반 고감도면역진단 시스템, 디지털헬스케어 플랫폼 등의 신사업을 앞세워 매출 다각화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공모자금 대부분은 신사업 대비를 위한 시설확충과 연구개발에 투입된다. 가장 단기간 내 성과가 기대되는 생화학진단 분야에서 전문가용(POC) 병원용 혈당측정기, 헤모글로빈, 케톤, 락테이트 측정 시스템 개발을 계획 중"이라며 "혈당측정 쪽은 미국 현지기업과 협력해 연속혈당측정기(CGM) 개발 계획을 갖고 있다. 상장 이후에 코로나19 관련 매출은 중심축이 아닌 '플러스알파'(+α)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풍부한 현금성 자산은 지분투자를 통해 공모자금과 별도로 신사업 진출에 투입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회사의 현금성 자산은 약 1600억원으로 공모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129억~149억원)의 10배에 달한다. 이번 공모가 단순 자금 확보를 위한 상장이 아니라는 설명에 설득력이 실리는 배경이다. 자칫 회사의 실적의 부풀려졌다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공모 자금의 규모 역시 보수적으로 책정했다.

회사는 기존 자금을 활용해 앞서 지난해 유한양행의 수액제 전문 자회사 와이즈메디 지분 12.69%를 확보하며 2대주주로 올라섰다. 와이즈메디는 현재 생산력을 기존의 6배로 확대시킬 2공장을 건설 중인데, 완공 후 해외 수출 일부를 오상헬스케어가 담당하게 된다. 현재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와이즈메디와 같은 지분투자를 통한 신사업 진출에 투입하고,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시설투자 및 연구개발에 투입한다. 상장 심사기간 지분투자가 조심스러운 만큼 우선 상장에 집중한 뒤, 이후 보다 적극적인 지분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선택과 집중도 분명히 한다. 미국 중심의 해외 매출 확대를 위해 현지 생산시설 확충에 나섰다. 지난해 이사회 승인을 통해 미주법인 근처 신규 생산시설 부지를 매입, 현재 건설 중에 있다. 반면 지난해 3월 송도 7공구에 매입한 1만4716㎡ 규모 부지는 11월 송도와 합의하에 계약을 해지했다. 공사비 상승 및 건설경기 악화 등 불확실성을 고려한 결정이다. 국내 설비투자는 당분간 안양 본사 공장에 집중한다.

오상헬스케어는 상장의 또 다른 의미로 오랜 주주가치 제고를 꼽았다. 회사의 전신은 지난 2016년 경영진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상장폐지 된 인포피아다. 이후 회사는 오상그룹에 편입되며 현재의 모습에 이르렀다. 당시 인포피아 주주 대다수가 현재의 오상헬스케어 주주로 남아있다. 때문에 이번 공모를 통해 오랜 주주들의 숙원을 해소하고, 장내 거래를 통해 온전한 기업가치를 평가받겠다는 목표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