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문 열렸다…토종게임 '미르', 차이나머니 쓸어담을 것

머니투데이 대담=김유경 정보미디어과학부장, 정리=최우영 기자 2024.01.10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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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초대석①]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나이트크로우 블록체인 버전, 위믹스플레이와 시너지 기대"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머투초대석)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머투초대석)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이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한 가운데 위메이드도 예외가 아니었다. 신작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나이트크로우'의 국내 흥행으로 매출을 올리면서도 블록체인 사업에 끊임없이 투자하면서 1~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3분기에야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는 본업인 게임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3년 동안 꾸준히 구축한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플레이가 안정권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22년 상장폐지된 위믹스가 지난해부터 국내외 주요 거래소에 재상장된 점도 고무적이다. 6년 동안 수십 건의 법적 분쟁을 이어온 중국 성취게임즈(이하 성취)와의 라이선스 분쟁도 지난해 '5년간 5000억원'이라는 합의금을 받기로 하며 일단락됐다.



장현국 대표를 만나 올해 위메이드의 게임·라이선스·블록체인 사업에 대한 전망과 계획을 들었다.

-지난해 3분기 흑자전환 이후 실적 추이가 궁금합니다. 올해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지난해 3분기는 중국에서 받은 라이선스비용이 일시 반영된 것이고 4분기는 2분기처럼 적자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위메이드의 사업은 크게 게임, 라이선스, 블록체인으로 나뉘는데 게임과 라이선스로 벌어들이는 돈이 매달 100억원 가까이 나가는 블록체인 투자비를 충분히 커버해주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올해는 국내에 '레전드 오브 이미르'(이하 '이미르')를 출시하고 한국에서 1등을 한 '나이트크로우'의 블록체인 버전이 1분기에 글로벌 출시됩니다. 중국에서도 '미르4'와 '미르M'이 출시되면서 게임 쪽에서 큰 현금흐름이 창출될 것입니다.
매년 1000억원씩 받기로 한 중국 쪽 라이선스 비용도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합니다. 블록체인에 기존처럼 투자하더라도 커버가 됩니다.
블록체인도 지난해 8월부터 꾸준히 우상향 그래프를 보여줘 올 연말에는 BEP(손익분기점)를 넘길 것같습니다. 2월 실적발표 때 월단위 그래프를 공개할 계획입니다. 세 부문을 종합적으로 보면 올해 연간 기준 흑자를 내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국내 시장의 '이미르', 중국 시장의 '미르4'와 '미르M', 글로벌 시장의 '나이트크로우' 블록체인 버전 중 가장 기대되는 신작은 어떤 것인가요.
▶게임마다 지향점이 다 다릅니다. '이미르'는 수년간 위메이드가 MMORPG를 선보이면서 쌓은 개발 및 퍼블리싱(유통) 능력을 투입했다는 점에서 기대가 됩니다.
중국의 경우 2022년 11월부터 지금까지 게임시장이 전반적으로 살아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내수진작과 고학력 청년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결국 게임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판단한 듯합니다. 중국에서 1위를 하는 게임이 매달 5000억원을 법니다. 그런데 올해 대작게임이 중국에서 거의 안나옵니다. 위메이드의 '미르' IP(지식재산권)는 중국에서 한국의 '리니지'보다 더 유명한데 이미 '미르M' 판호(게임 출시 허가)를 지난달 받았고 '미르4'도 조만간 나옵니다. 서비스 시작을 위한 기술적 문제가 다 해결된 셈입니다.
'나이트크로우' 블록체인 버전은 위믹스플레이와 시너지를 내면서 기존에 없던 큰 성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나이트크로우'는 위믹스 메인넷 외에도 이더리움, 바이낸스, 솔라나 등 다 포함해 멀티체인으로 출시하기에 전세계 블록체인 유저를 다 끌어모으는 계기를 만들 것입니다.
캐시카우로는 중국 '미르' 시리즈에 큰 기대를 걸지만 회사의 미래사업을 위해서는 '나이트크로우'에 더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중국 문 열렸다…토종게임 '미르', 차이나머니 쓸어담을 것
미르4. /사진=위메이드미르4. /사진=위메이드
-중국에서 라이선스비용으로 5년간 5000억원 받기로 한 건 너무 싼 것 아닌가요.
▶5000억원으로 끝이 아닙니다. 이번에 해결된 것은 '미래'입니다. 지난해 8월 기준으로 '미래에는 싸우지 말자'고 5년간 1000억원씩 받기로 했습니다. 성취와 우리가 싸우는 동안 중국에서 '미르' IP를 불법 침해한 게임이 급증했는데 단속이 안 됐습니다. 성취에 불법게임들을 정리할 권한을 몰아주면 중국 시장이 깨끗해지면서 '미르'의 가치는 더 명확해질 겁니다. 이후엔 1000억원 이상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것은 '과거'입니다. 성취가 그간 이용한 라이선스 비용으로 위메이드에 2500억원을 내야 한다고 판결이 나온 게 있습니다. 성취 측이 깎아달라고 해서 협상 중인데 매년 5%의 이자가 쌓여 서두르지 않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성취와의 화해로 그동안 라이선스 분쟁에 가로막혔던 '미르4'와 '미르M'이 올해 중국에 진출합니다. 그동안 못나간 이유 중 하나가 제3의 퍼블리셔를 선정할 경우 성취의 공격이 예상됐기 때문입니다. 퍼블리셔들은 이런 분쟁을 싫어합니다. 이제 성취와 화해했기 때문에 중국 진출 길도 열린 것입니다.

-블록체인 게임이 유독 한국에서는 허용되지 않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법과 제도는 주어진 조건이기에 바꾸거나 예측하려 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블록체인 게임으로 1등을 하면 앞으로 한국에서도 허용될 때 자연스럽게 1등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메이드는 내수기업도 아니고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한국의 비중은 8% 정도입니다. 국내 블록체인 게임 허용 여부로 위메이드가 해야 할 일이 달라지진 않습니다.


-최근 KBO(한국프로야구)라이선스사업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이를 적용한 '판타스틱4 베이스볼'은 언제 출시되나요.
▶올해 프로야구 정규시즌에 낼 계획입니다. KBO라이선스는 마스터라이선스업체가 있고 이 업체가 다른 게임사들과 다시 계약하는 구조입니다. 우리는 단순한 게임적용 외에도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생각해 마스터라이선스를 신청했습니다. '판타스틱4 베이스볼'만 본 것은 아닙니다. 대만 프로야구는 이미 취득했고 MLB(메이저리그)와 NPB(일본프로야구)도 시즌 시작 전에 계약하길 희망합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머투초대석)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머투초대석)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올해 신년사에서 '내실'을 다지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구조조정 가능성도 있나요.
▶인위적 구조조정을 생각하고 있진 않습니다. 다만 그동안 위믹스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공격적으로 마케팅하던 부분들에 대해 '비용 효과'를 따지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3년간 위믹스의 브랜드 인지도를 상당히 올려놨습니다. 이젠 예전과 같은 브랜드 마케팅보다는, 위믹스를 실제로 소비자들이 사용해보도록 하는 서비스 마케팅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소비자들이 위믹스에서 NFT(대체불가토큰)를 사거나, 스포츠를 관람하거나, 기부하는 식으로 실제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 3년간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하면서 성공과 실패를 거듭했습니다.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도태된 서비스도 있습니다. 이런 건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위믹스 집중 스왑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컨버터'라는 서비스가 있는데 우리 스왑 자체가 변화하다보니 이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식의 과정에서 지난해 새로 합류한 분들이 400여명, 퇴사한 분들이 200여명입니다. 이런 일은 계속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위믹스 관련 법인세 500억원가량을 추징금으로 내게 됐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어떠신가요.
▶가상자산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측면에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상자산 관련 법과 제도가 아직 완전치 않습니다. 이 중 세무 이슈에 기준이 생긴 겁니다. 4년(2019~2022년)간 위믹스 관련 세금인데 당시는 기준이 없어 낼 수가 없었던 것을 이제 납부하는 겁니다. 그동안 세무당국에 문의하면 '사실관계에 따라' 내라고만 안내받아 얼마를 내는 게 적정한지 알 수 없었습니다. 이번에 세무조사를 받으면서 기준이 세워졌고 성실납부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새로운 기술이 산업화하면 여러 가지 일이 있지만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제도화'입니다. 개인정보보호 기준이 생기면서 한국 인터넷산업이 정리되지 않았나요. 지난해 가상자산(암호화폐) 관련 회계기준도 금융감독원에 의해 정립이 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돼 다행이었습니다. 아직 가상자산이 법적으로 증권인지에 대한 논란이 남아있는데 이는 전세계적으로 논의 중입니다. 이 부분까지 해결되는 게 위믹스에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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