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었네" 이름값 더 따진다…설자리 좁아진 중견 건설사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24.01.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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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9일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에 적막감이 돌고 있다. 이날 태영그룹은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에서 워크아웃 관련 기자회견을 통해 "티와이홀딩스와 SBS 주식을 담보로 태영건설을 살리겠다"고 밝혔다. 2024.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9일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에 적막감이 돌고 있다. 이날 태영그룹은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에서 워크아웃 관련 기자회견을 통해 "티와이홀딩스와 SBS 주식을 담보로 태영건설을 살리겠다"고 밝혔다. 2024.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데시앙' 브랜드를 보유한 태영건설이 유동성 위기를 넘지 못하고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소비자의 대형사 선호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견사들은 정비사업 시장에서 대형사와 경쟁하기 위해 그동안 신규 브랜드 출시, 마케팅 강화 등 공을 들여왔다. 중견사들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은 개별회사의 재무적인 어려움에 따른 것으로 모든 중견·중소가 어려울 수 있다는 확대해석은 경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 (2,310원 ▲10 +0.43%)의 워크아웃 신청 후 수분양자의 불안감이 커짐과 동시에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1군 브랜드를 보유한 대형 건설사를 시공사로 선정해야 안전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시장이 침체해도 상대적으로 대형사들이 재무적으로 버틸 여력이 더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중견사 관계자는 "태영건설이 시공능 평가 16위로 중견사 중에서도 순위가 높았기 때문에 시장에서 받아들이는 충격이 더 큰 것 같다"면서 "태영 사태 이후 중견·중소보다 대형사 선호 분위기가 더욱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좋은 입지에 있는 사업장 위주로 양질의 수주를 해야 하는 데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중견사 관계자는" 대형사들이 2~3년 전부터 입지만 좋으면 작은 규모 사업 수주전에도 뛰어들면서 중견사들은 점점 더 지방으로 밀려났다"면서 "지금도 10대 건설사 쏠림현상이 심한데 분양자들이 이전에는 안 보던 시공사의 재무성까지 따지는 등 수주나 분양 실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워크아웃으로 가더라도 수분양자가 받는 피해는 제한적이지만 분양자의 심리적인 불안감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중견사들은 태영이라는 개별 회사의 재무적인 문제로 중견업체 전체로의 확대해석은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히려 건물이 무너지는 안전상의 심각한 문제 등은 대형사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등 대형사와 중견사로 단순 구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중견사들은 이럴 때일수록 브랜드 이미지 강화, 안전 시공, 합리적인 공사비 책정 등으로 대결한다는 전략이다.

HL디앤아이한라는 올 상반기 내에 '한라비발디'를 대신할 새로운 브랜드를 27년 만에 론칭한다. HL디앤아이한라 관계자는 "새롭고 고급스러운 브랜드 출시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반영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1년 '동문 디 이스트'라는 브랜드를 출시한 동문건설은 올해도 브랜드 마케팅 강화에 나선다. 오는 8월 계약 만료가 돌아오는 모델인 배우 이제훈 씨와의 계약을 연장하고 유튜브 협찬 등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대대적인 브랜드 홍보 및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동문건설 관계자는 "시장이 침체했지만 이럴 때일수록 브랜드를 알리고 홍보 효과가 큰 채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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