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옷이 한정판 티셔츠로...재고 쌓이자 활용나선 의류업계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2024.01.07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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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옷이 한정판 티셔츠로...재고 쌓이자 활용나선 의류업계


의류회사들이 연말, 연초부터 앞다퉈 재고 상품이나 폐의류를 활용한 친환경 사업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소비심리 위축으로 기업마다 쌓인 재고 상품이 늘어난 데다 전세계적으로 지속가능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재고를 활용한 한정판 상품 출시에 나선 것.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국내 주요 패션업체 재고 자산의 장부금액은 1년전 대비 10~20% 가량 늘어난 난것으로 집계됐다.



업체별로 이 기간 가장 재고 자산이 많이 늘어난 곳은 F&F (66,700원 ▼100 -0.15%)다. 지난해 3분기 3288억원에서 올해 3932억원으로 19.6% 늘었다. 이밖에 한섬 (18,680원 ▼150 -0.80%) 16.5%(5597억원→6522억원), LF (15,630원 ▼240 -1.51%) 13.7%(4361억원→4962억원), 신세계인터내셔날 (17,450원 ▼200 -1.13%) 4.8%(3221억원→3376억원) 등 재고 규모가 일제히 늘었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위축까지 겹쳐 이전보다 많은 양의 재고가 쌓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해 패션업체 전반이 원자재 비용 부담을 낮추고자 수입 원단을 사전에 많이 비축해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기업들은 아웃렛과 온라인 패션 플랫폼 등 여러 채널을 활용해 재고 자산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 전세계적 트렌드로 자리잡은 지속가능한 패션을 추구하기 위해 의류를 업사이클링해 재고를 줄이려는 시도도 늘어나고 있다.



서큘러 라이브러리/사진제공=코오롱FnC서큘러 라이브러리/사진제공=코오롱FnC
코오롱FnC는 재고 문제 해결에 자사 친환경 브랜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중순에 로스앤젤레스에 첫 번째 ESG 패션 매장인 '서큘러 라이브러리(CIRCULAR LIBRARY)'를 열며 미국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 로스앤젤레스의 에보키니(Abbot Kinney) 지역에는 '에버레인' '올버즈' '뷰오리' 등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해외 브랜드들이 밀집돼 있다.

회사는 이곳에서 자사 지속가능 브랜드인 '르캐시미어', '래코드' 상품을 판매함과 동시에 '순환패션'을 알리는 복합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더불어 코오롱FnC는 지난해 12월 말 업사이클링 기반 패션 브랜드 인 래코드의 국내 및 해외 공식 브랜드 사이트를 열었다.해당 사이트를 통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미국, 유럽, 중국, 일본 고객에게 지속가능한 의류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밖에 LF의 대표 브랜드 헤지스도 지난해 11월 부산을 기반으로 한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인 '올리언스 스토어'와 협업해 의류를 선보였다. 헤지스가 선보인 첫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다. 판매시기가 지난 재고와 훼손, 반품 제품들을 재작업해 선보이는 친환경 성격의 컬렉션이다. LF 관계자는 "패션업계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인 재고 문제를 보다 친환경적이면서 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방법으로 다뤄보고자 리워크(rework, 재작업) 컬렉션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휠라코리아는 새해 첫 사회공헌(CSR) 활동으로 버려지는 폐의류를 활용해 맞춤 책상을 제작, 장애 아동에게 지원하는 캠페인을 계획했다. 고객이나 임직원이 오래되거나 더 이상 입지 않는 자사 의류를 기부하면 이를 장애 아동을 위한 맞춤 가구로 제작하는 것이다. 휠라코리아는 이달 중 고객 기부 외에도 임직원 대상 의류 기부 행사와 의류 샘플 등을 통해 폐의류 총 3톤을 취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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