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바이두 캡쳐
22일 홍콩 SCMP(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호윙인(何永賢) 홍콩 주택부 장관은 21일 웡타이신 지역에 위치한 무지개아파트 단지 재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무지개아파트는 그런 이유로 사진 중심 온라인 플랫폼인 인스타그램 등에 홍콩의 화려한 도심 네온사인과 더불어 많이 포스팅된다. 한국인 관광객들에게도 매우 익숙한 장소이며, 인기 아이돌 그룹 세븐틴이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찾기도 했다.
사진=바이두 캡쳐
호 장관은 공공임대아파트 공급사업을 주도하는 주택청의 전략계획위원회와 회의한 후 현지 언론에게 "초이홍 아파트가 노후화하면서 유지관리에 점점 더 많은 자원이 투입되고 있다"며 "이제 재개발을 시작할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1차 개발 대상인 2500가구는 무지개아파트를 떠나 도보로 30분가량 거리에 있는 메이퉁 지구로 일단 이주한다. 해당 지구 재개발은 2027~2028년 마무리된다. 다른 지구도 비슷한 방식으로 재개발이 이뤄진다. 메이퉁 지구로 가고 싶지 않은 주민들에게는 초이홍 맞은편에 2025~2026년 완공 예정인 보조금 지원 아파트에 대한 우선신청권을 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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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민은 SCMP에 "7년 전에 아파트의 페인트가 벗겨지고 천장에서 콘크리트가 떨어져 어항이 깨진 적이 있다"며 "재개발 계획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상가에서 1964년부터 식당을 운영해 온 캄픽 레스토랑 사장은 "재개발에 15년이 걸리는 데다 새 가게로 이전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든다"며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별들이 소근대는' 홍콩의 밤거리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네온사인./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정부는 최근 10년여 간 홍콩정부를 통해 간판 관련 안전규제를 강화해 왔다. 식당은 물론 소소한 상점마다 내걸려 한때 12만개가 반짝이며 홍콩의 야경을 수놓았던 네온사인은 간판은 올 초 기준 500여개까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5년마다 정부의 '간판 유효성 검사'를 통과할 경우 네온 간판을 유지할 수 있지만 절차가 까다롭고 비용부담이 커 사실상 강제 철거나 다름없다.
이에 더해 무지개아파트까지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게 됐다. 온라인플랫폼 바이두에는 홍콩주민과 본토주민을 가리지 않고 안타깝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 중국인 네티즌은 "무지개아파트의 요소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며 "재개발을 하더라도 적어도 하나의 건물을 랜드마크로 유지해야 홍콩 관광산업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홍콩을 방문해 주민들과 배드민턴을 즐기는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사진=머니투데이DB
다른 네티즌은 "무지개아파트의 이름은 화려한 외벽에서 유래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1960년대에 비가 온 뒤 홍콩 앞바다에서 태양이 빛날 때마다 크고 아름다운 무지개가 나타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며 "이 이름을 따라 1997년부터 외벽을 무지개색으로 칠하기 시작했는데, 여전히 홍콩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 중 하나"라고 사라지는 역사에 대한 향수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