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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홍콩 SCMP(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아르헨티나 현지 언론 보도를 인용해 "중국이 아르헨티나와 맺은 65억달러(약 8.4조원) 규모 통화스와프 협정을 중단했고,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입장을 바꾸고 중국과 분명한 대화 의사를 보일 때까지 동결 조치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과 아르헨티나는 지난 2009년 이후 매년 통화스와프를 갱신해 왔으며 그 과정에서 5차례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었다. 달러보유고가 마이너스인 데다 국가간 채무에 대해 디폴트(지급불능) 상태나 다름없는 아르헨티나에게 중국과의 통화스와프는 남아있는 몇 안되는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신용옵션이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로이터=뉴스1) 김성식 기자 = 10일(현지시간) 취임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국회의사당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바로 옆 대통령궁 발코니에 올라 광장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다. 2023.12.10.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그러나 그는 취임하자마자 "(나라에) 돈이 없다"고 호소하며 후보자 시절 원색적으로 비판했던 중국 정부에 우선 50억달러(약 6.5조원) 규모 통화스와프 갱신을 요청하는 친서를 보냈다. 중국이 이를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르헨티나의 자금 압박은 한 층 커질 전망이다. 위기가 심각하게 진행 중인 아르헨티나의 경제 상황도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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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을 돌린 중국의 입장을 밀레이가 말 몇 마디에 다시 돌려놓기도 쉽지 않아보인다. 밀레이의 강경발언뿐 아니라 무기구매를 둘러싼 실질적인 트러블이 있었다는 사실이 현지 언론을 통해 전해졌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매체 인포배(Infobae)는 중국의 통화스와프 중단 최종 결정이 아르헨티나가 덴마크로부터 미국서 제작된 중고 F-16 전투기를 구매하기로 결정한 직후 이뤄졌다고 전했다. 미국은 판매를 승인했을 뿐 아니라 무기와 훈련, 병참지원과 전투기 부품 지원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 중국 강경발언을 쏟아낸 밀레이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달 21일 서한을 보내 "양국 우정을 지속하기 위해 당선인과 함께 일할 의향이 있다"며 손을 내밀었었다. 밀레이 대통령도 엑스(트위터)에 이를 게시하고 "시 주석께서 서한을 통해 보내주신 축하와 덕담에 감사드린다"고 화답했었다.
얼핏 조성되는 듯 했던 화해 무드는 미국산 전투기 구입 결정으로 완전히 깨진 것으로 보인다. 밀레이 대통령 당선 이전까지 아르헨티나는 중국산 JF-17 썬더 제트기를 구입하는 내용의 협상을 진행 중이었다.
한편 중국이 등을 돌리자 아르헨티나는 중남미개발은행(CAF)을 통해 IMF(국제통화기금)에 상환해야 할 자금을 긴급 수혈받기로 했다. CAF는 지난 15일 아르헨티나에 9억6000만달러(약 1.2조원) 규모 단기 유동성 브리지론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언젠가 갚아야 하는 빚과 통화를 교환하는 스와프는 정부가 느끼는 압박 면에서 차원이 다르다. 아르헨티나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