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기로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대형 로펌 출신 변호사 A씨가 지난 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조석규)는 살인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A씨의 구속 기간을 오는 31일까지 연장했다.
검찰은 구속 기간을 한차례 연장해 구속된 피의자를 최장 20일 동안 수사할 수 있다.
A씨는 범행 직후 경찰이나 소방이 아닌 전직 국회의원인 부친 B씨에게 전화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A씨는 B씨가 현장에 도착한 이후 소방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가족이 아프다"는 A씨의 신고에 119상황요원이 "가족 중 누가 아프냐"고 묻자 A씨는 "와이프"라고 답했다. 상황요원이 아내의 상태를 상세하게 설명해달라고 요구하자 A씨는 "지금 다쳤다"며 "머리도 다치고 크게 다쳤다"고 말했다.
상황요원이 아내의 응급 처치를 위해 구체적인 상태를 물었지만 A씨는 "말은 못하는 것 같은데"라며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A씨가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자 상황요원이 다른 사람을 바꿔달라고 했고 전화를 넘겨받은 부친 B씨는 "일단 빨리 와 달라"며 "지금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사고가 나서 피를 많이 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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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요원이 "응급처치를 알려 드리려고 여쭤보는 것인데 응급처치가 필요 없냐"고 반복해서 묻자 B씨는 "예"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아기들이 있어가지고"라며 덧붙였다.
소방 구급활동 현황을 보면 구급대는 신고 6분 뒤인 저녁 7시55분에 현장에 도착했다. 구급활동 보고서에는 '접촉 당시 환자 무의식, 무호흡, 맥박 없고 바닥에 피가 흥건한 상태였으며 목 외상, 이미 열상, 두부 출혈로 외상성 심정지 추정'이라고 적혔다. 구급대는 저녁 8시22분 서울대병원 의료진에 환자를 인계했다. 환자는 같은 날 밤 9시쯤 사망했다.
A씨는 미국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딴 한국인으로 국내 대형 로펌을 다니다 사건 직후 퇴직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친은 검사 출신 전직 다선 국회의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