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서울의 아침 기온이 영하 12도로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기록한 17일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주변 나뭇가지에 고드름이 매달려 있다. 2023.12.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은 이날 아침 영하 12.4도를 기록해 올겨울 들어 가장 추웠다. 강원 고성 산지는 이날 영하 24.2도를 기록했다. 전남·경남 남해안, 제주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영하 10도 안팎의 아침 최저기온을 보였다. 현재 경남권과 전남권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발효된 한파특보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번 추위는 북극 베링해 부근에 기압능이 발달하며 북쪽의 한기가 이를 타고 내려오는 이른바 '북극발 한파'가 원인이다. 북극 주변 대기 상층에는 제트 기류가 회전하며 한기를 가두는데 이 기류가 기압능에 막혀 힘이 약화한 것이다.
지난 8~10일 전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평년보다 5~10도 가량 높은 기온이 이어졌다. 특히 이 기간 전남권 대부분 지역에서 일 최고기온 극값을 경신했고 남부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봄꽃 목격담이 속출했다. 하지만 며칠 사이 20도 안팎 기온이 뚝 떨어졌다.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연이은 겨울비가 내리고 있는 15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교정에 벚꽃이 만개해 있다.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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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학과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해서 겨울철 동장군이 강해진다기보다는 동장군의 남하가 더 쉬워졌다고 봐야 한다"며 "지구온난화의 역설"이라고 말했다.
북극 주변에는 제트 기류가 강하게 회전하며 한기를 가두는데 이는 고위도(북극)와 중위도의 온도차가 작을수록 약해지는 경향이 있다. 기후변화로 북극이 따뜻해지면서 온도차가 작아지고 북극 한기의 남하가 잦아진다는 진단이다.
최근 고온에 더해 이례적인 수준의 겨울비가 내린 것은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지난 11일 강원 삼척평지와 강원북부산지에 호우특보가 발효됐는데 12월 중 강원 영동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것은 기상청이 특보 데이터를 축적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최초다. 또 같은 날 고도가 높은 곳은 영하권, 낮은 곳은 영상권인 강원북부 산지에는 호우특보와 함께 대설특보가 발효됐다. 이 역시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