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G밸리 통해 구로구 변화 이끌것”…문헌일 구로구청장

머니투데이 신재은 기자 2023.12.01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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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장 24시]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나타나는 '문 반장'

편집자주 자치구(區)의 최고행정책임자인 ‘구청장’은 동네의 발전을 책임지는 작은 시장이다.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임기 1년이 지난 구청장의 하루는 어땠을까. 지역을 위해 예산은 잘 썼는지, 행정은 잘 돌보고 있는지, <구청장24시> 코너를 통해 그들의 하루를 들여다본다.

“재개발·재건축, G밸리 통해 구로구 변화 이끌것”…문헌일 구로구청장


문헌일 구로구청장은 구로구의 ‘홍반장’이다. 구의 곳곳을 돌아보며 민원사항을 즉각적으로 해결한다. 문 구청장의 하루는 대부분 현장 일정으로 채워진다. 구의 16개 동을 방문하는 ‘구청장의 동행(洞幸)’을 진행하면서 동별 민원 현장을 속속들이 살핀다. 도로환경 개선, 등산로 정비 등 구민의 민원은 다양하다. 구에 위치한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데도 힘을 쏟는다. 기업의 대표들과 직접 만나 구의 지원이 필요한 점을 직접 청취하고 문제를 개선한다. 문 구청장은 11월 21일 머니투데이 <더리더>와의 인터뷰에서 “사소한 문제더라도 기업의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하는 것이 결국 구로구의 경쟁력을 높이고 더 많은 청년을 유입시키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구민들의 만족도는 높다. 문 구청장은 “해결이 가능한 민원은 신속히 처리하고 해결이 어려운 문제는 진심을 다해 설명한다.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불편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민과 함께, 구의 변화 이끈다
▲구청장의 동행(洞幸)을 진행하는 문헌일 구로구청장/사진 제공=구로구청▲구청장의 동행(洞幸)을 진행하는 문헌일 구로구청장/사진 제공=구로구청
구의 슬로건인 ‘따뜻한 동행, 변화하는 구로’에는 문 구청장의 철학이 담겨 있다.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된 구민을 챙기며 구를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다. 구는 올해부터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난청 어르신들에게 보청기 구입비 지원을 시작했다. 구로구에 주민등록상 주소를 1년 이상 두고 거주하고 있는 만 65세 이상 주민 중 최근 1년 이내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난청 진단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원하도록 했다. 또 찾아가는 치매 조기 검사를 통해 치매 고위험군 조기 발견에 나서는 한편 지난 4월에는 노인 인구가 많은 오류1동에 ‘구로구 치매안심센터 분소’도 마련했다. 문 구청장은 “노인분들을 비롯해 모든 구민을 따뜻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문 구청장은 구의 변화에 진심이다. 신혼 때부터 구로구에 거주했다는 그는 “40년 이상을 개봉동, 구로동, 신도림동에 살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 것이 없다”며 “이제는 구를 변화시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도시발전기본계획’…장기적 관점의 도시개발 마스터플랜
“구로구를 뒤집어놓고 싶다.”

문 구청장은 그동안 뚜렷한 계획 없이 개발된 구에 대해 설명하며 위와 같이 말했다. 구로구에는 현재 다세대 주택이나 원룸, 오피스텔이 많다. 좁은 골목도 많아 불이 나면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을 정도다. 문 구청장은 중장기적인 도시계획을 위해 ‘구로구 도시발전기본계획’ 수립을 추진했다. 현안에 대한 단기 대응을 넘어 변화를 예측하고 미리 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단순히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지어 도시의 외형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시의 가치를 높이고 도시를 새롭게 탄생시키는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도시발전기본계획은 2050년을 목표로 10년 단위로 계획이 세워진다. 용역에 착수했으며, 내년 하반기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구는 ‘100인의 구민참여단’을 발족해 도시발전계획에 구민의 의견을 담는다. 참여단은 주거·문화·산업·교통·안전 등 5개 분과로 나눠 구의 미래상을 모색한다. 문 구청장은 “구의 현안을 가장 잘 아는 구민들이 구에 필요한 점과 방향성에 대해 고민해주시길 바랐다”며 “구민참여단의 활동을 통해 모인 의견을 적극 검토한 후 기본계획 수립 시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시발전기본계획 구민참여단 발족식 모습/사진 제공=구로구청▲도시발전기본계획 구민참여단 발족식 모습/사진 제공=구로구청
낙후도시 이미지는 그만…재개발·재건축 중점 추진
문 구청장이 취임 후 가장 중점적으로 진행한 사업은 재개발·재건축이다. 1985년 준공된 구로동 구로우성아파트와 1989년 준공된 신도림동 미성아파트가 올해 상반기 안전진단 절차를 마쳤다. 모두 건설된지 40년이 다 돼가는 ‘초고령’ 아파트다. 구에는 이렇게 낡고 오래된 아파트, 단독주택 및 다세대주택이 많다. 이해당사자가 많은 만큼 재개발·재건축사업 진행에 어려움이 크다.

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작년 전국 최초로 ‘재개발·재건축사업 지원단 설치 운영 조례’를 제정, ‘재개발·재건축사업 지원단(이하 지원단)’을 2월 출범시켰다. 문 구청장은 “이해당사자들 간 다양한 형태의 갈등이 많고 까다롭고 복잡한 행정절차까지 있어 재개발·재건축사업 진행이 더뎠다. 지원단이 관련 행정절차와 주민 간 갈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과도 뚜렷하다. 구로동 보광아파트 사업 진행 중 관련 법령 개정으로 정비계획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 것. 지원단이 법령 검토, 조건부 사업시행인가 등 전문적인 대안을 제시해 사업이 지연되지 않고 원활히 추진됐다. 주민들 간 의견 차이로 인해 사업이 지연된 경우엔 적극적으로 개입해 사업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문 구청장은 “지원단은 재개발·재건축 관련 전문가를 채용해 구성했다”며 “공무원이 아닌 행정·법률 민간 전문가로 구성돼 빠르고 전문적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건축·재개발이 구의 가장 시급한 당면과제라고 말한 문 구청장은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중산층이 유입되면 새로운 사람이 모이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건축 인가에 디자인 항목을 넣어 다양하고 아름다운 건물 외관으로 우리 구를 새롭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류고도지구 해제’로 온수역 일대도 환골탈태할 예정이다. 7월 서울시는 신 고도지구 구상안을 통해 오류고도지구를 해제하고 ‘온수역 일대 지구단위계획’으로 관리할 것을 발표했다. 고도지구는 도시경관 보호와 과밀방지를 위해 건축물 높이의 최고한도를 정하는 도시관리계획이다. 고도지구로 인해 온수산업단지는 같은 산업단지 내에서도 서울과 부천지역의 개발격차가 컸다.

문 구청장은 “지역의 숙원사업이었던 오류고도지구가 50년 만에 해제되면서 온수산업단지 개발에 동력을 얻었다. 이곳의 노후 기반 시설을 정비하고 주거와 상업, 일자리를 갖춘 복합단지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온수역 럭비구장 부지는 복합개발을 통해 최고 40층의 업무·주거·문화 복합단지로 바뀌게 된다. 오류시장은 최고 26층 높이 주상복합건물로 재정비될 예정이다.

▲재개발·재건축사업 지원단 위촉식 모습/사진 제공=구로구청▲재개발·재건축사업 지원단 위촉식 모습/사진 제공=구로구청
“G밸리를 중심으로 4차산업 기반 첨단도시로 만들 것”
구로에는 IT, ICT기업이 밀집한 서울디지털산업단지(G밸리)가 있다. 문 구청장은 “G밸리를 중심으로 구로구를 4차산업 기반 첨단산업도시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구는 G밸리 구로캠퍼스 재직자 교육, G밸리 재직자 대상 석·박사 과정 지원 등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1인당 연간 1000만원 이내, 등록금의 90%까지 지원한다.

문 구청장은 “숭실대 AI테크노융합학과 석·박사 과정에 구로구 장학생으로 현재 8명이 재학 중인데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구는 빅데이터, AI 등 4차산업 신기술이 반영된 G밸리 기업의 제품을 구매, 구정에 접목하는 ‘G밸리 기업 4차산업 혁신기술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구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에도 열심이다. ‘구로 청년동행 창업펀드’는 11월 14일 결성총회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 펀드는 구 출자금 10억원의 300%인 30억원을 구 내 유망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하도록 설계됐다. 구에 소재하거나 투자 후 1년 이내 본점을 구로구에 이전하는 창업 7년 이내의 중소·벤처기업이 대상이다. 문 구청장은 “당초 구가 10억원을 출자해 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호응이 좋아 펀드 규모를 상향해 최종 355억원 규모가 됐다”고 말했다.

10월에는 구로구 해외시장개척단 단장으로 구의 5개 기업들과 두바이 GITEX에 참가했다. 문 구청장은 “지자체에서는 구로구가 유일하게 참가했다”며 “참여 기업들이 계약도 많이 하고 상담도 많이 진행하는 등 성과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기업인에서 구청장으로
▲문헌일 구로구청장/사진 제공=구로구청▲문헌일 구로구청장/사진 제공=구로구청
문 구청장은 40여 년간 구로구에 거주하고 30여 년간 기업을 운영한 CEO 출신이다. 그는 “정체돼 있는 우리 구를 볼 때마다 지역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기를 바랐다. 덕분에 구청장에 출마할 기회가 주어졌을 때 바로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구정 운영과 기업 운영의 차이점에 대해 문 구청장은 “구정은 기술, 행정, 보건, 세무 등 복합적일 뿐 기업경영과 유사하다”며 “그동안 기업을 운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효율적이고 신속한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에 책임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함께 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직원들을 위한 복리후생 개선에도 노력한다. 매달 직원들의 생일을 챙겨주고, 맞춤형 복지포인트제도 개선, 연령별 건강검진 비용, 특별휴가 등을 지원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자체 최초로 한국노총 공무원노동조합연맹에서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구로구의 변화에 대한 구민의 열망과 기대가 큰 것을 안다는 문 구청장은 “구민의 자부심을 높일 수 있도록 본격적인 성과를 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문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 지난 구정을 돌아본 소회는
▶비가 와도 걱정, 눈이 와도 걱정, 바람이 불어도 걱정인 1년 6개월이었다. 구정이라는 것이 구민의 삶과 직결된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2023 구청장의 동행(洞幸)’을 통해 3주가 넘는 기간 동안 16개 동의 주요 시설 및 사업 현장을 돌며 주민들의 민원사항을 청취하고 많은 것들을 배웠다. 도로개설 사업, 불법 적치물 정비, 골목길 이면도로 열선 설치 등 현장에서 답을 찾아 구민들의 불편을 덜었다. 앞으로도 사각지대가 없도록 더 세심하게 구민을 아우르는 따뜻한 구정을 펼치겠다.

- 도시발전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우리 구는 지금까지 중장기 기본계획 없이 개발이 진행됐다. 행정도 단기 대응을 넘어 변화를 예측하고 미리 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2050년을 목표로 하는 ‘구로구 도시발전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100인의 구민참여단을 발족, 구로구의 현안을 가장 잘 아는 구민들의 아이디어와 방향성을 듣기로 했다. 구민참여단의 활동을 통해 모인 의견을 적극 검토해 기본계획 수립에 반영할 예정이다.

- 도시발전기본계획에 담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있다면
▶‘도심케이블카’를 미래교통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구로구가 서울 외곽지역이다 보니 뉴욕의 ‘루스벨트 아일랜드’, 영국의 도심형 케이블카처럼 관광 겸 교통수단으로 케이블카를 활용하는 것을 생각했다. 동네를 도심케이블카로 이동할 수도 있고, 케이블카가 관광 메카가 될 수도 있다.

- 상대적으로 낙후된 공간이 많은 구로구다. 재건축·재개발 사업 진행상황은
▶구로동 구로우성아파트와 신도림동 미성아파트, 궁동빌라가 상반기 안전진단을 마쳤다. 단독주택, 다세대주택, 오래된 아파트가 많은 우리 구 특성상 다양한 형태의 갈등이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월 ‘재개발·재건축사업 지원단’을 출범시켰다. 지원단은 재개발·재건축 진행 중 발생하는 갈등을 중재·조정하는 한편 맞춤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10개월간 300여 건이 넘는 상담을 진행했다. 또 구는 신속통합기획, 모아타운 등 시 공모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 구로차량기지 이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구로 차량기지 이전 관련 용역을 우리 구가 직접 추진하고 있다. 내년 중 용역 결과를 국토부에 제출해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구로차량기지 이전을 위한 노선·최적지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기피시설로 인식되는 차량기지를 문화공간, 체육시설이 결합된 ‘철도종합복합센터’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등 패러다임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9월에는 지역구 국회의원, 시·구의원, 담당 공무원, 주민이 참여하는 민·관·정 협의체도 출범했다.

- G밸리 육성을 위한 정책은
▶G밸리를 기반으로 우리 구를 4차산업 기반 첨단산업도시로 만들 것이다. G밸리 재직자를 대상으로 교육과 석·박사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G밸리 보행환경 개선 사업, 산업단지 다목적체육관 설립 등 환경 개선과 재직자 복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 2024년 구정 운영 계획은
▶재개발·재건축사업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최근 건설경기가 좋지 않아 굉장히 어렵지만 지원단의 활동과 함께 재개발·재건축이 본격 추진될 수 있도록 열심히 달리겠다. 구로창의문화예술센터, 산업단지 다목적체육관 등도 내년 준공에 들어선다. 구민들의 민원도 잘 청취해 당장 해결이 어려운 사안이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PROFILE
문헌일 서울 구로구청장
1953년 충남 당진 출생
용산철도고등학교 졸업
서울과학기술대 전자정보공학과 학사
연세대 공학대학원 통신방송공학전공 석사
한세대 일반대학원 정보통신공학전공 박사
철도청 근무
(사)한국청소년육성회 총재
새누리당 구로을 당협위원장
(사)한국엔지니어링협회 회장
문엔지니어링(주) 대표이사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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