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유니콘 씨 말랐다…적자 허덕이는 K-유니콘 어쩌나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2023.12.0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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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유니콘 씨 말랐다…적자 허덕이는 K-유니콘 어쩌나


벤처투자 혹한기로 자금줄이 말라붙으면서 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을 의미하는 '유니콘'의 탄생이 전 세계적으로 기근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의 경우 정부가 유니콘의 수를 스타트업 생태계의 대표적인 성장 지표로 제시하며 주도적으로 발표해 왔었으나 지금은 관련 통계의 집계와 발표에 상당히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5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 세계적으로 유니콘 반열에 오른 스타트업은 12곳으로, 지난 6년간의 집계 중 가장 낮았다.



올해 3분기까지 전 세계에서 탄생한 누적 유니콘의 수는 1220곳이다. 이들이 평가받은 기업가치를 모두 합하면 약 3조8000억원(약 4925조원)으로 아마존·메타·구글의 가치를 합한 것과 비슷하다.

전세계 유니콘 씨 말랐다…적자 허덕이는 K-유니콘 어쩌나
유니콘을 가장 많이 배출한 나라는 미국이다. 전체 유니콘의 53%(652곳)를 차지했다. 이어 중국(173곳), 인도(71곳), 영국(53곳), 이스라엘(26곳), 프랑스(25곳), 캐나다(20곳) 순이다.

유니콘의 산업 분야와 관련해선 B2B(기업 간 거래)를 사업모델로 하는 엔터프라이즈가 전체의 30%(372곳)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금융 서비스 분야가 18%, 소비자·소매업이 17%로 뒤를 이었다.


특히 엔터프라이즈 분야 유니콘 3분의 1은 IT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생성 인공지능(Generate AI)' 관련 사업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에는 유니콘이 되기까지 보통 7년이 걸렸다면 생성 AI 스타트업은 평균 4년 만에 이를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CB인사이트가 분류한 7개 산업 영역에서 기업가치가 가장 높은 유니콘은 각각 △데이터브릭스(엔터프라이즈) △스트라이프(금융) △쉬인(소매) △스페이스X(산업재) △디보티드헬스(의료) △바이트댄스(미디어) △하우든그룹홀딩스(보험)로 나타났다.

뻥튀기 상장 의혹 '파두 사태'로 K-유니콘 기준 더욱 엄격해져

(서울=뉴스1) =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1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신규 유니콘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서 마국성 대표에게 기념현판을 전달하고 있다.(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2.7.21/뉴스1  (서울=뉴스1) =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1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신규 유니콘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서 마국성 대표에게 기념현판을 전달하고 있다.(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2.7.21/뉴스1
국내 유니콘 수와 산업 분야는 이번 CB인사이트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중소벤처기업부가 집계해 온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2개다. 2021년 말 18개에서 7개 추가되고 기존 3곳이 상장(IPO)이나 인수합병(M&A)으로 빠졌다.

숫자만 보면 역대 최다 규모다. 하지만 국내 유니콘의 경우 사업모델 대부분이 내수용 B2C(소비자 대상) 플랫폼에 치중된 '우물 안 개구리'라 성장 잠재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더군다나 이들의 절반 이상은 현재 적자에 허덕이는 상태다.

정부가 국내 유니콘 통계 발표에 대해 이전과 달리 소극적 입장을 보이는 것은 이 같은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설명이다. 창업지원 기관의 한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 국내 유니콘들의 기업가치를 다시 평가하면 더 이상 유니콘이 아닌 곳들이 수두룩할 것"이라며 "정부 입장에선 굳이 유니콘 수를 발표해서 논란을 자초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실제로 투자 호황기가 끝나면서 유니콘들의 몸값은 재조정됐다. 쏘카 (20,700원 ▲950 +4.81%)는 상장 이전 기업가치가 3조원이었지만 상장 1년3개월여 지난 지금의 시총은 약 5200억원에 머물러있다. 3조원에 육박하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컬리 비상장 (16,950원 ▲850 +5.28%)는 현재 1조원 이하로 평가된다.

뻥튀기 상장 의혹이 불거진 '파두 (19,490원 ▼710 -3.51%) 사태'로 K-유니콘에 대한 기준은 더욱 엄격해질 전망이다. 국내 최초의 반도체 팹리스(설계) 유니콘 파두는 지난 2·3분기 매출이 각각 5800만원, 2억원에 불과해 상장 과정에서 매출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외형 성장 차원에서 국가 주도로 유니콘을 육성하기보다는 스타트업이 기술력을 고도화하고 내실을 다지면서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은 "잘 나가던 유니콘이 왜 유니콥스(죽은 유니콘)가 되고 좀비콘이 되는지 실증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그래야 힘들게 탄생한 유니콘이 엑싯(상장·매각)에 성공한 엑시콘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열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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