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서울 양천구의 한 거리에는 초록색 나뭇잎이 떨어져있다. /사진=이병권 기자
이같은 '초록낙엽'은 급격하게 달라진 날씨와 관련이 있다.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따뜻한 기온이 유지되다가 이달 중순부터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서 나뭇잎 역시 물들지 못한 채 떨어진 것이다.
특히 나뭇잎은 가을이 되면 생리적 변화를 일으켜 노랑, 빨강, 갈색 등으로 변하게 된다. 나뭇잎 엽록체 안에 들어있는 붉은 색소 안토시아닌과 노란 색소 카로티노이드는 분해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데, 날씨가 추워져 엽록소가 분해하게 되면 그제서야 제 색깔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22일 서울 영등포구 거리에는 초록색 잎이 떨어져 있었다. /사진=김지은 기자
정은주 강원대 산림자원학 교수는 "보통 나무는 따뜻한 상태에서는 계속 광합성을 하고 초록색 잎을 유지한다"며 "날이 쌀쌀해지면 점차 광합성을 멈추고 이파리 색도 노란색, 갈색으로 변화시킨다. 이 모든 과정은 점진적으로 서서히 이뤄진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나무가 낙엽을 준비하는 기간이 상당히 짧았다"며 "10~11월에 날씨가 따뜻했다가 갑자기 온도가 너무 추워지니까 나무는 그 안에 있던 수분들을 얼어붙지 않게 하려고 이파리를 떨어뜨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역시 "이번달은 한동안 날이 따뜻하다가 갑자기 추워졌다"며 "사실 날씨 변화가 변동 폭이 적어야 나무도 서서히 적응을 하면서 준비할 수 있는데 갑자기 추워지면서 적응을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9월1일부터 지난 21일까지의 서울시 기온 변화 추이. /사진=기상청
홍 교수 역시 "식물이 정확하게 날씨에 적응해서 잎을 떨어뜨려야 하는데 이런 일이 계속되면 에너지 저장 측면에서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