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하나카드, 신용판매 점유율 반등…국내 결제액 늘었다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2023.11.2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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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하나카드, 신용판매 점유율 반등…국내 결제액 늘었다


현대카드와 하나카드의 신용판매(신판) 점유율이 눈에 띄게 반등했다. 국내 일시불·할부 결제액이 늘어난 영향이다. 다른 카드사가 결제 혜택을 대폭 축소하면서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현대·하나카드로 결제가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현대카드의 개인 신판 점유율은 17.32%로, 업계 2위를 기록했다. 개인 신판 점유율은 카드사의 개인 신용카드 회원이 국내·외에서 일시불·할부로 결제한 금액을 합쳐 집계한 수치다. 현대카드가 점유율 순위에서 2위를 한 건 6년여 만이다. 현대카드의 점유율은 지난달 16.71%였으나 한달 새 0.61%포인트(p) 오르면서 삼성카드(17.13%)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다만 법인을 포함한 전체 신판 점유율(구매전용 제외)은 삼성카드가 현대카드보다 높다.



하나카드의 개인 신판 점유율도 지난달 5.91%에서 이달 6.25%로 0.34%p 증가했다. 하나카드는 사업 구조가 다른 BC카드를 제외하면 9개 카드사 중 점유율이 가장 낮지만 이달 들어 8위 우리카드(7.05%)와 점유율 격차가 1%p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국세·지방세를 제외한 국내 결제액이 두드러지게 늘면서 두 카드사의 점유율이 확대됐다. 10월 현대카드를 이용한 국내 일시불 결제액은 8조3552억원으로 9월 대비 4.2% 늘었다. 국내 할부 결제액은 1조9672억원으로 9월보다 6.9% 증가했다. 하나카드의 국내 일시불 결제액(3조645억원)과 국내 할부 결제액(6689억원)은 9월과 비교해 각각 6.8%, 10.6% 늘어났다.



현대·하나카드와 달리 이 기간 다른 카드사의 국내 일시불 결제액은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신한카드 -1.3% △삼성카드 -0.3% △KB국민카드 0.1% △롯데카드 -3.0% △우리카드 -4.1% 등이다. 국내 할부 결제액도 △신한카드 4.1% △삼성카드 1.8% △KB국민카드 5.9% △우리카드 1.7% 등으로 증가율이 현대·하나카드에 미치지 못했다.

다른 카드사가 결제 혜택을 줄이면서 현대·하나카드로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회원수가 증가하거나 결제 혜택이 커지면 신판 점유율은 오르게 된다. 현대·하나카드는 국내 결제액에 영향을 미치는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혜택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4대 보험을 납부할 때 3개월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사는 상위 4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 중 현대카드가 유일하다. 하나카드는 자동차를 일시불로 구매할 경우 높은 캐시백률을 지원한다. 자동차는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캐시백률을 높여 결제액이 늘어나면 카드사의 외형 성장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된다. 하나카드의 오프라인 캐시백률은 1.1%로 업계에서 가장 높다. 업계 1·2위인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지난달까지 오프라인 캐시백률이 1.0%였으나 이달 들어 각각 0.8%, 0.7%로 내렸다. 현대카드는 오프라인 캐시백률을 0.8%로 유지 중이다.


회원수 증가도 점유율 반등에 기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월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점유율은 2.68%p까지 벌어졌으나 애플페이가 출시된 3월부턴 현대카드의 신규 회원수가 급격히 증가하며 삼성카드와 점유율 격차가 점차 좁혀졌다. 하나카드도 '트래블로그' 카드의 입소문 등에 힘입어 지난 7·8월 우리카드보다 높은 신규 회원수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현대카드의 신규 회원수 유입은 하반기 이후 둔화된 상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대부분의 카드사가 건전성 확보에 주력, 주요 결제 혜택을 축소하는 추세"라며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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