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진이 벨기에 원자력연구소와 '연구용 원자로'에 들어가는 핵연료 최종검증을 시작했다. 연구진이 핵연료 집합체를 들고 있는 모습. / 사진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정용진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로핵연료부장은 20일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벨기에의 한국산 핵연료 검증단계'를 이같이 밝혔다. 원자력연은 최근 벨기에 연구로 BR2에 자체 개발한 핵연료 1단계 성능검증을 완료했다. 우라늄 70% 이상을 연소하는 극한 조건에서도 방사능 누출이 전혀 없고, 핵연료가 건전하게 유지돼 뛰어난 안전성을 입증했다.
美·佛보다 뛰어난 '연구로 핵연료' 강점 뭐길래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한 고밀도 저농축 곡면형 판형핵연료 집합체. / 사진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연은 연구로에 들어가는 고밀도 저농축 '우라늄실리사이드 판형핵연료'(U3Si2)를 개발했다. 국제 핵비확산 정책에 따라 고농축 우라늄이 아닌 저농축 우라늄으로 3세대 핵연료로 불린다. 또 핵연료 집합체도 곡면형으로 핵분열이 일어날 때 중성자를 중심부로 모을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U3Si2는 세계 최초로 '원심분무 핵연료 분말 제조기술'을 적용했다. 우라늄실리사이드를 2000℃ 고온과 진공 상태에서 녹이고, 원판 위에 분사하는 방식으로 미세하고 균일한 분말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다. 분말 수율(투입량 대비 완성품 비율)이 95% 이상으로, 파쇄분말 제조기술을 활용하는 미국·프랑스 등에 비해 수율이 높고 불량률도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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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성자를 활용하는 연구로는 의료용 동위원소나 고품질 반도체 웨이퍼 등을 만드는 데 쓰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원전 강국은 연구로와 핵연료 등을 개발하고 있다. 연구로 핵연료 시장 규모는 연간 3000억원 이상이다. 핵연료는 사실상 소모품으로 한 번 수출길을 열면, 지속 공급할 수 있다.
정용진 부장은 "한국산 핵연료가 성능검증을 마친다면 역사상 첫 수출로 연간 300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전망된다"며 "원자력연이 2004년 캐나다로부터 연구로 핵연료를 수입한 이래 약 20년 만에 기술을 수출하는 기회를 맞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명섭 원자력연 하나로이용연구단장은 "핵연료 제조에 대한 높은 이해와 적극적인 투자로 단기간에 수출용 고밀도 저농축 우라늄실리사이드 핵연료판과 곡면형 핵연료 집합체를 성공적으로 개발했다"며 "벨기에와 공동연구를 통해 연구로 핵연료 시장 전체를 포괄할 수 있는 제조 능력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우라늄실리사이드 판형핵연료'는 세계 최초로 '원심분무 핵연료 분말 제조기술'을 적용했다. 우라늄실리사이드를 2000℃ 고온과 진공 상태에서 녹이고, 원판 위에 분사하는 방식으로 미세하고 균일한 분말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다. 분말이 균일한 모습. / 사진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