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식당 '바글'…식자재주 '방글'

머니투데이 김진석 기자 2023.11.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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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푸드 이달만 9.21% ↑
고물가 대안 주목 '외형 성장'
업계 호실적, 주가반등 기대

구내식당 '바글'…식자재주 '방글'


"밖에서 밥 먹으려면 1만원도 부족해요."

직장인 신모씨(28)는 구내식당을 애용한다.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점심값이 치솟던 차에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의 영향으로 구내식당이 다시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그는 "4000원에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의 대안으로 단체급식이 주목받는다. 비싼 외식 물가에 급식 관련 수주가 늘면서 식자재 관련 기업들의 실적도 고성장세다. 증권가는 해당 종목들의 주가 반등을 기대한다.



13일 현대그린푸드는 전거래일 대비 130원(1.10%) 내린 1만16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약세를 보였지만 이달 들어 2.92% 상승했다. 이 기간 CJ프레시웨이와 신세계푸드도 8.11%, 9.21%씩 올랐다. 3종목은 연중 고점 대비 큰 폭 하락했지만, 최근 서서히 반등하고 있다.

반등 흐름을 타기 시작한 식자재 관련주의 상승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3분기 실적 고성장을 기록하면서 모멘텀(주가 상승 동력)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외식 경기 둔화 흐름과 경기 침체 속에 급식 부문의 외형 성장이 주효했다. 현대그린푸드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5746억원, 영업이익은 20.1% 늘어난 283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단체급식 매출이 20% 넘게 증가하면서 성장을 이끌었다. 식자재 유통의 경우 640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달성했다.



이 기간 CJ프레시웨이도 푸드 서비스(급식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1% 늘면서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신세계푸드의 경우 대형 급식 사업장 수주가 늘어 매출액은 5.3% 증가한 3930억원, 영업이익은 81.6% 늘어난 77억원을 달성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사이트 업황 회복에 따라 식수 증가가 이어지고 명절 효과에 따른 특판 물량 확대도 긍정적"이라며 "군 급식 수주 물량 확대와 공급 채널 증가, 완제품 공급 확대에 따른 성장이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대그린푸드는 충당부채 및 영업 일수 감소 영향에도 불구하고 단체급식 식수가 증가하면서 실적 증가세를 이어갔다"며 "CJ프레시웨이 급식 부문은 수주 확대와 견조한 식수에 기인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호실적에도 불구, 현재 주가는 연중 고점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상황이다. 증권가는 호실적이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심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단기 실적 가시성이 추세적 주가 반등을 이끌 수 있다"고 했다. 식자재주가 고른 성장세를 보이지만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단체급식의 성장이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지만 추가 성장을 이끌 개별 모멘텀 확보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IBK투자증권은 현대그린푸드에 대해 "경쟁사 대비 우월적 지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 근거로 △제조 라인 확보를 통한 공급력 △대규모 사이트 운영 노하우 △해외사이트 운영 영업력 등을 꼽았다. 아울러 실버급식 및 케어푸드 부문 경쟁력에도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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