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한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
현실에서 우리도 시간이 부족하거나 빠른 일 처리가 요구될 때 '정신과 시간의 방'에 들어가고 싶은 순간이 있다. 특히, 이번 주에 수능을 치러야 하는 수험생이나 정해진 기한까지 기고를 작성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간절히 생각날 것이다. 농업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그린바이오 산업도 '정신과 시간의 방'이 생각나는 상황이다.
정부는 농식품 분야 공공 바이오파운드리(Biofoundry)를 주목하고 있다. 바이오파운드리란 로봇·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적용하여 바이오 분야 설계(Design), 제작(Build), 시험(Test), 학습(Learn) 전 과정을 자동화, 고속화하는 기반 시설을 의미한다. 농식품 분야에 공공 바이오파운드리를 구축하려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둘째, 인적 오류(Human Error)를 최소화할 수 있다. 복잡한 유전체나 미생물을 다루는 그린바이오 산업 특성상 아무리 미세한 오차라도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바이오파운드리는 최적화된 자동화 체계를 통해 오차를 최대한 줄여 제품개발 과정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셋째, 데이터 기반 생산으로의 전환이 촉진된다. 바이오파운드리에서는 설계부터 학습까지 전 과정에서 얻어진 모든 자료가 하나의 데이터베이스에 축적된다. 이 정보는 유사한 공정 개발 과정이나 AI 학습용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새로운 핵심기술 개발의 기반이 된다. 특히, 공공 바이오파운드리는 이러한 정보를 다양한 형태로 산업 전반에 제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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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시간의 방'이 있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내부에서 뼈를 깎는 수련이 있었기 때문에 더 강한 적을 상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농식품 분야 공공 바이오파운드리도 단순히 첨단시설을 확보하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린바이오 기업들이 실질적으로 첨단시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정부는 내년도 신규 사업을 통해 농식품 분야 공공 바이오파운드리를 구축할 예정이다. 아직 공공 분야의 바이오파운드리는 걸음마 단계이다. 하지만 첫걸음이 중요한 법이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파운드리 기반으로 성장했듯이, 그린바이오 산업도 바이오파운드리를 통해 더욱 도약할 수 있다. 농식품 분야 공공 바이오파운드리가 '정신과 시간의 방'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든든히 지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