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텀, 전기차 필수부품 공급업체로 퀀텀점프·IPO 대박나나

머니투데이 김진석 기자 2023.11.0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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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대해부]에이텀

편집자주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경제학에서 퀀텀점프는 기업이 사업구조나 기술의 혁신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는 경우를 일컫는다. 기업의 경쟁력이 단기간에 급등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에서도 주목을 받아 투자자들에게 큰 이익을 주곤 한다. 퀀텀점프가 쉽지는 않다. 단순히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했다고 기업이 성장하는 건 아니다. 이를 상용화할 수 있는 역량과 그렇게 만들어진 제품을 판매할 마케팅 노하우와 네트워크가 있어야 성과가 나타난다.

이런 측면에서 봐야할 업체 중 하나가 에이텀이다. 평판 트랜스포머(Transformer, 이하 트랜스) 업체로 가전, PC,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필수부품을 납품해왔는데 이달 중 수요예측과 일반공모를 거쳐 11월 말~12월 초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협력 업체로 오랫동안 납품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전기차 및 전기차 충전기 부품개발에도 성공해 국내외 납품을 타진하고 있다. 전기차용 설비확충을 위한 자금 조달용 기업공개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에이텀, 전기차 필수부품 공급업체로 퀀텀점프·IPO 대박나나


에이텀은 2016년 설립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전문기업이다. 국내에는 안산공장이 있고 해외에는 베트남 현지법인이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1차 벤더에 등록돼 있고 자동차부품 M사에는 예비벤더로 등록돼 있다.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이노비즈)과 소부장 전문기업 인증을 받았다.

에이텀의 주력제품은 트랜스(변압기)다. 트랜스는 산업현장은 물론 가정에서도 널리 쓰이는 제품이다. 해외여행에 챙겨가는 이른바 '돼지코'가 대표적인 트랜스 중 하나다. 전기는 국가별로 생산하는 방식이 비슷하지만 송전할 때는 지역 특성에 맞춰 전압을 조절한다. 한국은 110V(볼트)를 사용하다가 1990년대 전력효율을 높이기 위해 220V로 전환했고 미국, 중국, 대만 등은 110V를 쓰고 있다.



전압이 다르면 가전제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샤워기로 물을 쓸 때 압력이 약하거나 쎄면 제대로 씻기 어려운 것과 같다. 가전제품 내부에서도 들어간 부품에 따라 전압이 조절되는데 220V 전기가 7~45V로 다시 조정돼 사용된다. 전압뿐 아니라 출력되는 전류도 트랜스에서 조절되는데 교류를 직류로 바꿔주기도 한다.

트랜스의 기능이 약하면 가전제품의 성능과 수명이 대폭 저하되고 잔고장이 생긴다. 이와 함께 제품 소형화에 맞춰 트랜스도 경량화, 소형화가 이뤄져야 한다. 발열을 줄이는 것도 숙제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트랜스의 경쟁력이 결정되는데 에이텀은 모든 측면에서 'A+'라 평가받는 업체다. 삼성전자, LG전자와 오랜 납품 경험이 이를 방증하는데 최근에는 국내외 전기차 부품생산 업체뿐 아니라 전기차 충전기 생산업체들도 에이텀에 물밑 접촉을 하고 있다.

에이텀, 전기차 필수부품 공급업체로 퀀텀점프·IPO 대박나나
대규모 납품을 위한 테스트 막바지 단계인 전기차용 트랜스의 경우 경쟁사 제품과 비교하면 우위가 확실하다. 에이텀 트랜스는 부피가 23% 작고, 경쟁품보다 2배의 시간을 써야 고온(섭씨 90도 기준)발열에 도달한다. 여기에 변압, 변류 효율도 우수하다. 에이텀은 사업 초기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에 주력해 왔는데, 이제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최종 납품처의 제품 선행개발에 포함돼 공동개발하는 설계참여형 ODM(주문자개발생산)으로 전환한 상태다.


에이텀의 트랜스 성능이 우수한 것은 기존 제품과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트랜스는 보통 몰딩에 코일을 감는 형태(권선형)로 만들어지는데 코일을 감는 횟수에 따라 출력 등이 달라진다. 반면 에이텀은 감겨진 코일모양으로 금형을 찍어내 소형 트랜스 모듈을 만든 후, 출력에 따라 이를 접착조립하는 형태로 제품을 개발했다. 회사에서는 이를 평판형 트랜스라 부른다. 기존 트랜스가 실타래 형태라 한다면, 평판형 트랜스는 얇은 금속코일이 인쇄된 레고 조립이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코일을 감는 과정에선 미세한 오차가 생기기 마련이나, 금속코일을 금형 프레스로 찍어내면 제품이 균일하게 생산되는 만큼 성능이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에이텀 관계자는 "권선형 트랜스의 경우 코일끼리 미세하게 간격이 벌어져 있거나 불규칙하게 감기는 경우가 있어 발열과 EMI(전자 방해 잡음) 등의 문제가 생긴다"며 "반면 평판형 트랜스의 경우 발열이 적고 생산효율과 내구성, 항습에서도 크게 유리해 전반적인 성능이 압도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관련한 기술은 특허 등록돼 2036년까지 독점적 사용권을 보호받을 수 있다"며 "최근 가전제품뿐 아니라 전기차 부품과 차량충전설비에도 우리 제품이 활용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제품 공동개발 문의가 이어지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평판형 트랜스를 사용할 경우 충전기 크기가 획기적으로 줄어든다는 점도 강점이다. 노트북 컴퓨터 충전기의 경우 트랜스가 전체 부피의 70%에 달할 정도로 크다. 소형인 평판형 트랜스를 쓰면 부피를 절반 이상 줄일 수 있고 출력은 오히려 올라간다. 최근 출시되는 충전기는 스마트폰을 기존보다 30% 이상 빨리 충전할 수 있는 급속충전이 가능한데, 에이텀의 평판형 트랜스를 사용한 제품들이 많다. 이 제품은 전류 출력이 높아 노트북 컴퓨터 C단자 충전기로도 쓸 수 있다.

이뿐 아니라 TV, 냉장고, 모니터, 스타일러, 건조기, 청소기 등 다양한 제품이 평판형 트랜스 활용 대상이다. 에이텀은 25W, 45W 휴대용 충전기용 트랜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곧 65W, 140W 등의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이르면 올 연말 전기차 및 전기차 충전기용 트랜스 납품 여부가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텀, 전기차 필수부품 공급업체로 퀀텀점프·IPO 대박나나
에이텀 관계자는 "가전용 트랜스 주문이 급증하는 터라 선제적으로 설비증설을 할 필요가 있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용 트랜스 납품 가능성도 무척 높아졌기 때문에 계획했던 증설의 시기를 앞당기고 규모를 더 키워야 할 필요가 있었다"며 IPO(기업공개) 배경을 설명했다.

에이텀은 9일부터 15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뒤 일반청약을 거쳐 코스닥에 상장한다. 이번 상장을 통해 65만주를 공모하며, 희망 공모가는 2만3000원∼3만원이다. 공모 금액은 150억∼200억원이며 예상 시가총액은 1229억∼1603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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