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가 디아스(Ranga Dias) 미국 로체스터대 교수가 지난 3월 네이처에 발표한 상온 초전도체 논문이 철회됐다. 네이처는 7일(현지시간) "논문의 전기저항 데이터의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며 "자체 조사 결과 이러한 우려가 상당한 근거가 있으며 아직 우려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 사진제공=미국로체스터대국제학술지 네이처는 7일(현지시간) 랑가 디아스(Ranga Dias) 미국 로체스터대 교수가 발표한 상온 초전도체 논문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디아스 교수의 논문 철회는 벌써 세 번째다.
하지만 디아스 교수를 제외한 나머지 논문 저자 10명 중 8명이 네이처에 논문 철회를 요청했다. 저자들은 "재료의 출처와 실험 측정 데이터, 분석 방법 등이 정확하지 않다"며 "이러한 문제가 논문의 진실성(Integrity)을 훼손한다"고 밝혔다.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가 미국 로체스터대 연구팀이 발표한 상온 초전도체 논문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 사진=네이처디아스 교수는 이번 연구 윤리 문제로 커리어에 치명상을 입게 됐다. 그는 2020년 10월 네이처에 15℃ 조건에서 수소·탄소·황을 합성해 초전도 현상을 구현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험 데이터 조작 정황이 드러나 지난해 네이처가 관련 논문을 철회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또 2021년 6월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도 상온 초전도체 논문을 발표했다가 데이터 오류 문제로 올해 8월 논문이 철회됐다. 특히 논문 철회 과정에서 일부 연구자들의 박사 학위 논문을 표절한 의혹까지 불거지기도 했다. 현재 디아스 교수는 논문 철회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전 세계 과학자, 110년 넘게 '상온 초전도체' 구현 도전 초전도체는 특정 온도 이하에서 전기저항이 0이 되는 물질이다. 한 번 발생한 전류는 에너지 손실 없이 무한대로 흐른다. 특징적으로 외부 자기장을 배척하는 '마이스너 효과'로 공중에 뜬다. 1911년 초전도 현상이 관측된 이래 극저온·초고압 조건에서만 초전도 현상이 나타났다.
상온에서 초전도체를 구현하면 거리와 상관없이 무손실 송전을 할 수 있다. 특히 전기·전자부품을 사용할 떄 발생하는 발열 문제를 초전도체로 해결할 수 있어 산업 근간을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 기술로 평가된다. 최근에는 상온·상압 조건에서 초전도 현상을 구현했다는 논문이 잇따르고 있다.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김현탁 미국 윌리엄&매리대 교수 등 국내 연구팀은 지난 7월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황산납과 인화구리를 1대1로 합성·가열해 LK-99라는 새로운 결정구조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LK-99가 127℃(절대온도 400K) 이하, 1기압 조건에서 초전도 현상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 세계 과학자 누구도 국내 연구팀이 발표한 상온 초전도체를 구현하거나 검증하지 못했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도 별도 검증위원회를 꾸렸으나 이를 구현하거나 검증하지 못했다. 네이처도 이날 디아스 교수의 논문 철회 소식을 발표하면서 우리나라 연구팀의 논문에 대해서도 혹평했다.
네이처는 "한국에 있는 신생 기업이 LK-99라고 불리는 초전도체를 만들었지만 전 세계 연구자들은 이 물질이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합의에 빠르게 도달했다"며 "결과를 재현하려는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이를 구현한 사례는 없다"고 했다.
